■ 정성수 시와 한 문장 ■ 「제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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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시간전
 
봄날은 간다
 
앞산을 바라보는 동안 골짜기 마다
진달래꽃은 지고
 
뒷산을 돌아보는 동안
우리 집 살구나무 살구똥 싼다
 
누이야 꽃 같은 누이야
시집 가거라
이 봄이 가기 전에
얼른
그 남자 따라 가거라
 
가는 봄 짧다고 원망하는 동안 앞산 뒷산 다 무너진다
 
 
□ 정성수의 한 문장 □
 
봄이 가기 전에 한 세월 지고 온 허물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항로를 찾아야 한다. 누이야, 막내 누이야. 그래야 땀띠 나는 여름이 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 현실에 충실할 수 있다. 봄비가 자꾸만 꽃을 흔들어 꽃잎이 떨어진다. 가는 봄은 아쉽지만 또 다른 꽃은 필 것이니 이 봄 다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맘껏 하거라. 누이야, 막내 누이야! 봄이 가는 소리 듣고 있느냐? 삶이 힘들어 남들 다 듣는 소리 행여 너만 못 듣고 있는 것 아닌지 오라비 마음이 천근이다. 봄의 끝자락에 서면 누구나 잊고 싶은 것 몇 개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가지 만은 잊지 마라. 가는 봄 저 끝에 한 사람이 방 한 칸을 들여놓고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얼른 그 사람 따라 가거라. 가는 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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