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풍경
찌가 물속으로 머리를 처박자
낚시꾼은
잽싸게 낚싯대를 낚아챘다
걸려 올라온 것은
물결이었다
물결이 다시 물결이 될 때 까지
호수는 한 여름이었다
어망 속에서는 앞산 나무들 몇
그림자를 깔고 누워
오수를 즐기면
낚시꾼 옆에 쪼그리고 앉았던
구경꾼은
호수에 비친 제 얼굴이 깨질 것 같아
슬며시 자리를 뜨는 낚시터
여름 오후 한 때
□ 정성수의 한 문장 □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을 낚시꾼 또는 낚시광(미칠 狂)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낚시를 하는 이유를 칠흑같이 어두운 밤, 도심에서는 무심했던 달빛도 물가에서는 다정한 친구처럼 다가와 감수성을 자극하는 정겨움 때문이라고 한다.
조용한 저수지나 바닷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혼자서 생각에 잠기고 싶어서 낚시를 나간다고 한다. 어떤 이는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감에 빠져들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니 낚시야 말로 긍정의 엔도르핀이자 진정제다.
그 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시름과 번뇌를 물속으로 던져 버린다는 변이다.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다. 낮에는 밤을 기다리고 밤에는 새벽을 기다리고 새벽에는 아침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은 행복할 뿐만 아니라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사과는 가을이 되어야 제 맛이 들고 눈꽃은 겨울에 핀다. 강태공의 곧은 낚시가 천하를 낚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