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시인과 함께하는 차 한잔의 여유 〔연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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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일반
  • 13시간전
 
 
〈하루를 감정으로 그리다〉
 
시인 이영하
 
하루는 빈 캔버스처럼 시작된다.
새벽의 숨결 위에
나는 가장 먼저
희망이라는 옅은 색을 펼쳐 놓는다.
 
아침 햇살은
투명한 물감처럼 마음에 번지고
따뜻한 커피 향 사이로
설렘 몇 방울이 천천히 스며든다.
 
한낮이 되면 분주한 붓질 속에
피로와 조급함이 흐릿한 그림자를 남긴다.
그러나 누군가의 미소 하나가
금빛 물감처럼 하루를 다시 밝힌다.
 
오후의 창가에는 이유 모를 외로움 한 점
붉게 번지는 그리움 하나가 내려앉고
저녁은 침묵의 색으로
하루의 가장자리들을 조용히 덧칠한다.
 
그렇게 하루는 완성된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말린 채
마음속 벽에 걸리는 한 폭의 감정화처럼
나는 오늘도 삶이라는 화실에서
나만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시작 노트: 〈하루를 감정으로 그리다〉>
 
이 시는 하루 동안 흐르는 인간의 감정을 ‘그림 그리기’라는 예술 행위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초기 원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이번 개정에서는 감정의 색채성과 시간의 흐름을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였다.
 
아침·낮·오후·저녁이라는 시간 구조 속에 감정의 색을 배치하여, 독자가 자신의 하루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누군가의 미소 하나가 금빛 물감처럼 하루를 다시 밝힌다”는 구절은, 인간관계 속 작은 온기가 삶 전체의 색감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 부분의 “삶이라는 화실”은 인간 존재 자체가 끊임없이 자기 삶을 창작해 가는 예술가라는 의미를 상징한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날마다 새로운 감정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오늘 하루는 어떤 색으로 남아 있는가”를 조용히 질문하며, 삶의 평범한 순간들을 예술적 감수성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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