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뒤마을 강제집행 논란, 공공개발은 사람을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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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시간전
 
 
[사 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에서 벌어진 강제 대집행 논란이 단순한 재개발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 공공개발의 방향성과 공기업의 역할을 다시 묻고 있다. 법적 절차에 따른 집행이었다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종교·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충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공공기관의 법 집행은 필요하다. 재개발 사업 역시 도시 기능 회복과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진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공기업이 법과 원칙만을 앞세운 채 사회적 약자와 시민단체, 공동체 공간에 대한 충분한 협의와 조정 없이 속도전식 집행에 나설 경우 공공성은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
 
이번 성뒤마을 사태에서 논란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철거된 공간은 단순한 무단 점유 시설이 아니라 종교 활동과 환경 캠페인, 시민 봉사가 이어지던 장소였다는 점에서다. 물론 법적 소유권과 재개발 절차는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공기업이라면 단순한 사업 시행자를 넘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한다.
 
특히 주민들과 단체 측이 “충분한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집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만큼 절차적 신뢰 문제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 신뢰는 단순히 법률적 정당성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대화와 설득, 사회적 공감이 함께 뒷받침될 때 비로소 공공성은 완성된다.
 
도시개발은 결국 사람의 삶을 다루는 일이다. 건물을 철거할 수는 있어도 공동체까지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해외 주요 도시들이 재개발 과정에서 지역 커뮤니티와 시민단체 공간 보존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뒤마을 논란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공익 개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법 집행이라는 이름 아래 공동체와 시민사회의 활동 공간은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가.
 
공공개발의 목적은 단지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데 있지 않다. 그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까지 함께 지켜내는 데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공기업의 개발 방식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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