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동 대책회의…철강관세 WTO제소 적극 검토
수출선 다변화 등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도 병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대해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민관합동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관계자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동부제철, 고려제강, 휴스틸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수입을 부당하게 제한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관세 면제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되, 주요국과 공조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백 장관은 “과도한 보호무역주의로 전 세계가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무역전쟁 상황을 저지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는 WTO 통상장관회의, G20 재무장관회의 등 다자협의체를 통해 각국이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조치를 자제하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경감 또는 면제를 위해 미국측과 협의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7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만나 232조 조치와 관련한 우리측 우려를 전달했다.
양측은 앞으로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가는 동시에, 철강업계 역시 미국 현지 수요기업, 투자기업 등과 함께 품목 예외(exclusion)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백 장관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현지에서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232조 조치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고 향후 협의 창구인 USTR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노력과 병행해 우리 업계도 조치 예외 품목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미 수요기업, 현지 정치인 등과 적극 협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산업부는 수출선 다변화, 내수 진작, 철강재 고부가가치화 등 철강 산업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서는 코트라(KOTRA)를 통해 중동, 아세안 등 신흥시장 거래선 확보를 지원하고, 무역보험 등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내수 증진을 위해서는 200만㎡에 총 10조원이 투입되는 대산 첨단화학 특화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한다.
백 장관은 “마지막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업함으로써 우리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팀=박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