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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경제’-‘맞을 짓 말라’-‘소가 웃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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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9.08.13 09:32
천상기 본지 주필/ 경기대초빙교수/ 언론학/ 한국신문방송편집인클럽 고문
 
지금 대한민국은 五面 楚歌(일, 중, 러, 북, 미)…벼랑 끝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에 김정은은 ‘맞을 짓 하지 말라’며 내민 손에 4번째 미사일 도발로 답했다.
 
북한은 13일 새 4차례나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보복 대응과 관련해 ‘남북 평화경제 실현’을 제시한 다음 날 또 다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 할 것”이라고 망발했다.
 
청와대는 NSC도, 경고 한마디도 없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남한 공격용 미사일을 쏴도 안전보장회의 한번 참석하지 않고 입을 닫았다. 군 통수권자로서 국가 보위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책상 위 도상 연습에 불과한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 비위를 맞추느라 이름조차 공개 못해 ‘홍길동 훈련’으로 불린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이 ‘남북 쇼’와 ‘한.일전’ 외에 총선과 대선에 써먹을 카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甲질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북한은 한미 양국을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비핵화 협상의 판도 자기 뜻대로 짜겠다고, 여차하면 판 자체를 엎어버릴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평화경제’로 “우리는 단숨에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다”며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일본 경제보복 대응책으로 남북경제협력을 제시한 것에 대해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미사일을 쏘는 사람들과 어떻게 경협을 한다는 말이냐”며 “국민들 분통 터지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개성공단도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라는 허무맹랑한 미사여구로 국민을 기만하고 현혹하려 한다”며 “핵을 절대 포기 못 하겠다고 버티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과 언제, 어느 세월에 경제협력을 해서 일본을 이기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2년 반 만에 사방을 둘러봐도 ‘우방’이 없다.
 
김정은은 비핵화는커녕 한국의 아침 인사를 ‘굿모닝 미사일’로 만들었다. 일본과는 단교 상태에 왔고 미국 대통령은 ‘북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중국에 3不로 군사 주권까지 내줬는데 영공을 넘본다. 러시아는 한국 공군이 계속 방해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
 
청와대는 북한이 핵실험을 몇 번 했는지도 모르고 외교장관은 회의만 드나든다. 지금 어느 나라가 우리를 도와주나.
 
언론은 정부 비판이 아니라 정부의 응원단이다. 검사들은 죄를 찾는 게 아니라 죄를 만들고 있다. 이를 막아야 할 판사들은 정권에게 영합한다.
 
국가 위기의 현실과 동떨어진 여론이 오히려 위세를 부려도 야당은 대안으로서 존재감도 없다. 길을 잘못 든 나라가 그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계속 간다.  
 
지금 최대 피해자는 기업이다. 정부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기업은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숨죽인 채 상황을 지켜보는 초비상 상태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과 세수 풍년에 기대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서, 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반 기업 정책을 서슴없이 밀어붙여 왔다.
 
일본의 보복으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을 안에서 발목 잡는 일을 해선 안 된다. 기업 활동을 억누르는 일련의 반기업 정책을 수정하고 과도한 노동 편향기조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죽창가’ ‘의병’ ‘거북선’ 같은 감정적 선동은 자제하고 냉정하게 현실적 대응책과 최후의 전략을 짜내야 한다.
 
나라의 위기를 정권 연장의 도구로 써먹으려는 추악한 발상을 접고 대한민국 위상을 지켜야 한다.
 
누란의 위기를 맞은 문 정권은 5면초가를 극복할 절체절명의 전략적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념이나 이상, 환상은 뜬구름에 불과하다.      
 
sk102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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