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가 진작부터 희망을 걸어왔던 창조경제 핵심으로서 문화콘텐츠산업 성장경로가 드디어 한 단계 상승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콘텐츠산업 기본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원천자산으로서 이야기가 곧 생산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의미다.
콘텐츠산업은 본성이 창작, 저작권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디지털 융합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유통 부문과 대등한 생산(기획, 개발, 제작) 기반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나 한국과 같이 인터넷, 모바일 플랫폼 사용이 강력한 경우에는 오리지널리티로서 이야기 공급과 활용이 무척 아쉬웠다.
방송 드라마나 예능에서 일본 소설이나 만화 원작을 베끼거나 사들이던 시절이 바로 얼마 전이었고 영국, 미국 포맷 없이는 대형 쇼 프로그램을 꿈꿀 수도 없던 민망한 때도 생생하다. 그런 굴욕이 있었기에 이야기산업 논의가 자연스레 생겨났고 마침 ‘K 스토리’로 브랜드 옷을 입힌 정책과 사회적 지원이 적재적소에 스며들어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작으로 뽑은 ‘국경없는 의사회’가 바로 이번 성공작 ‘태양의 후예’ 원작이다. 수상자 김원석 작가는 김은숙 작가와 공동으로 드라마 극본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2009년 시작한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는 지금까지 총 9205편이 접수됐고 수상작 117편은 출판, 방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화되어 널리 사랑받아왔다. 드라마 ‘닥터 이방인’, 영화 ‘더 파이브’ 등이 사업화 지원을 받아 성공한 사례이다. 2011년 최우수상작 ‘궁극의 아이’는 현재 할리우드 메이저와 드라마 제작 협의 중이라 한다.
이런 성과를 보면 결국 모험심과 꾸준한 도전이 ‘K 스토리’라는 국가 전략 품목의 초반 성패를 갈랐음을 알 수 있다. 대략 2009년 즈음 문화콘텐츠산업도 한류도 중국과 경쟁, 일본시장 반발 등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이야기산업이라는 새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이후 막연하고도 어렵지만 가장 분명한 정공법으로 원천창작을 선택하고 집중한다는 판단이 아주 기가 막히게 주효했다. 여기에 K 툰으로 등극한 웹툰 콘텐츠 성공, 오로지 작곡 작사 사람의 마성으로 세계를 접수한 K-POP의 눈부신 활약에 고무된 작가, 기획자, 지망생 등 노바디 잉여 아마추어 친구들의 재능과 열정, 절실함이 보태졌다.
글로벌 시장 환경 또한 이야기산업을 북돋우는 쪽으로 착착 맞아떨어져갔다. 유통만 치중하던 네이버, 카카오, 넷플릭스, 아마존, 텐센트 등 신흥 미디어 강자들이 이른바 IP(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확보에 번지 점프하듯 곤두박질치며 뛰어들었다.
ICT 업계에서 헌장처럼 되뇌는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기기) 가치 시스템 첫 단추인 콘텐츠 권리, 즉 이야기와 같은 원천 자산에 세계 미디어 기업들은 전사적 총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한국이 앞서 불 지핀 이야기산업이 전 세계에 화두를 던졌다고 할 정도로 뉴스메이커도 되고 실질적인 캐시박스로 커지려 하는 전성기 목전에 오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정말 주도권 싸움이 되고 전쟁 같은 경쟁이 벌어질 판이다. 긴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제 갓 초기 태동기를 지나 전성기 하이라이트로 퀀텀 점프를 할 찰나에 선 K 스토리 새 기운을 대한민국호 신형 명품 엔진 동력으로 쓸모 있게 점화시켜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