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매일신문 374호 표지인물/정성수 시인>
디카시Dica詩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영감을 포착하여 찍은 사진과 문자로 표현한 시詩다.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사진과 시의 병치로 상징과 은유와 비유가 성립될 수 있다.
디카시는 5줄이면 충분하다. 요즘 성인을 대상으로 출간되는 디카시는 시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디카시가 전무한 시기에 본격 디카동시집Dica童詩詩集 “찰칵 동시”를 출간한 정성수 시인은 디카 동시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사진과 동시로 동심을 믹싱하여 어린이들의 감성적 ‧ 직관적 사고 기능 신장을 꾀하고 있다. 그야말로 동시 문학의 획기적인 사건이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서 멀어져가는 어린이들을 스마트폰 문화로 끌어들여 정서를 공유하도록 하고 나아가 동심의 파라다이스를 여는 신호탄으로 아동 문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어 영역의 동시를 사진 영역으로 확장하여 대한민국 최초 본격 어린이 디카 동시집 “찰칵 동시”를 출간한 정성수 시인과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 주>
■ 어떤 계기로 디카 동시집을 집필하게 되었는지요?
- 서점에서 디카 시집을 봤습니다. 순간 포착으로 찍은 사진과 간결한 시가 마음에 들었어요. 나도 디카시를 써 보고 싶더라고요.
현직에 있을 때 카메라와 비디오 촬영에 대한 교육을 받은 일이 있어 사진을 찍는 데 관심이 있었거든요. 디카시를 만들어 아는 분들에게 퍼 날랐지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어느 날 평론을 쓰는 후배가 기왕이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써 보라는 거예요. 성인 대상 디카시는 많지만, 어린이 대상 디카시는 없다고 하더군요.
후배의 조언을 들으면서 ‘바로 이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디카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 이번에 출간한 디카 동시집 찰칵 동시는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요?
- 올 칼라 양장본으로 187쪽 6부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진 140장과 동시 140편 그리고 서평, 끝부분에 부록으로 ‘어른을 위한 디카시 고찰’이 실려 있습니다. 뒤표지에는 두 분의 표사가 있습니다.
■ 뒤표지에 사진과 함께 실린 표사가 인상적이네요. 간단히 소개 부탁합니다.
- 원로 아동문학가 김종상님께서 “인간성이 함몰되어 가는 요즈음 문학의 중심축이 활자매체에서 영상매체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우리 곁에 온 정성수의 “찰칵 동시”는 문자 언어를 사진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적극적으로 독자와 만나고 있다.”고 했고, 이준관 시인은 “요즘 성인들을 대상으로 쓴 디카시가 주종을 이루는 현실에서 동시집 “찰칵 동시”는 디카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고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김관식 평론가는 서평에서 “디지털 혁명 시대에 걸맞은 디카 동시집 “찰칵 동시”가 우리나라 동시 문학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함에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디카 동시라는 장르가 영역을 확장하여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과찬의 말씀들이 고마우면서도 더 좋은 동시를 쓰라는 말로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 아직은 생소한 영역인데 어떻게 디카시가 탄생했는가요?
- 2004년부터 경남 고성을 중심으로 지역 문예 운동으로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최초의 디카 시집 ‘고성 가도 古城 街道’가 출간된 이후 디카시 Dic-poem라는 단어가 사전에 등재되고 장르적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창안자는 물론 수많은 시인과 비평가들의 노력으로 오늘의 부흥을 이끌어냈습니다.
디카시는 시적 형상을 사진으로 찍고, 5줄의 시를 만들어 SNS로 소통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날시 곧 생시生詩라고 부릅니다. 사진을 소재로 시를 쓰거나, 시에 사진을 엮은 포토시(포토포엠)와는 다릅니다.
사진에 시를 붙이는 형식이 아닌 사진과 문자가 하나의 텍스트로 연결된 시입니다.
■ 여러 곳에 연재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곳들인지요?
- 내외매일신문 ‘정성수의 맑은 詩와 희망 메시지’, 울산광역매일 ‘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익산신문 ‘월요아침 窓’, 전주일보 ‘정성수의 감성 시와 힐링 노트 전주愛’, 전북금강일보 ‘칼럼’, 한국영농신문 ‘정성수의 詩와 아포리즘’, 전라매일 ‘칼럼’ 등 7곳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 동시가 뭔지? 어떻게 하면 동시를 잘 쓸 수 있는지요?
- 시인마다 동시에 대한 생각이 다르겠지요. 저의 경우 동시는 어린이들의 기쁨이나 슬픔, 언어나 행동을 받아 쓰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은 한순간에 일어나고 금방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모를 합니다. 요즘에는 핸드폰에 입력했다가 그것을 다듬으면 한편의 동시가 됩니다.
동시를 잘 쓰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면서 가슴 속에 꽈리를 틀고 있는 생각들을 끄집어내면 그게 동시가 되지요.
결론은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동시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 디카시를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하신다면?
- 디카시는 영상을 놓치지 않고 잡아두는 일이 아니라, 시적 감흥을 환기하는 영상을 시와 함께 표출하는 일로 말 그대로 사진과 시의 만남입니다.
사진은 벽화, 건축물, 조각품 같은 정적인 소재를 지양하고 순간 포착 같은 동적인 소재가 좋습니다.
시는 보통 5행으로 쓰는데 5행 중 최소한 1행 이상 시적 형상화를 하고 새로운 각도로 해석해 낯설게 해야 합니다.
사진과 시가 유기적이면서 긴밀성이 유지되어야 시와 사진이 한 몸이 되어 작품이 살아납니다.
■ 앞으로 집필 계획은?
- 효 도시 익산시와 협업으로 21년에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효 이야기’, 22년에는 ‘효자 이보’, ‘효자 삼형제’, ‘효부 동래정씨’ 등 효 동화집을 발간했습니다.
23년인 올해는 ‘효 교육서’ 발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효행심을 갖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효심이 퇴색해 가는 요즘 효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좋은 동화를 쓰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올해 계획하시는 일 모두 성취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저자 정성수씨는 아동문학가이자 시인
▶ 작가 정성수는 서울신문에 시를 ‘작별’을 발표하고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한국교육신문에 동시 ‘콧구멍 파는 재미’, 전북도민일보에 시 ‘배롱나무꽃’, 창조문학신문에 시 ‘되창문’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 저서는 시집 26권, 시곡집 6권, 동시집 9권, 동시곡집 8권, 동화집 6권, 실용서 2권, 산문집 5권, 논술서 5권, 디카동시집 1권 등 68권과 공저 11권이 있다.
▶ 수상은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대한민국교육문화대상, 한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황조근정훈장수훈 제17495호 외 전라북도문화예술창작지원금 및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수혜 등 다수가 있다.
▶ 현재는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 전라매일논설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 ‘건지산 아래 작은 방’에서 집필을 하고 있다.
인터뷰=박광영 발행인겸 회장
정 리=한금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