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자 유신영 (고려대·한양대 교수–경영학 박사)
〔사 설〕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금,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단일화’다. 진보 진영에서는 후보 난립에 따른 표 분산을 우려하며 시민사회와 지지층을 중심으로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보수 진영 역시 같은 고민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정권 심판론이든 안정론이든, 결국 승패를 좌우할 변수는 ‘누가 하나로 힘을 모으느냐’에 달려 있다는 현실을 정치권 모두가 절감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단체장은 과거의 단순 행정 책임자를 넘어 지역 경제와 산업, 복지, 교통, 교육, 환경 정책까지 총괄하는 역단체장 후보 단일화 요구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단순히 선거공학적 계산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날 광역사실상의 ‘지역 정부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 위기가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광역단체장의 역량은 곧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다.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은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다. 중앙정치의 논리에 휘둘리는 지방행정, 정당 간 대립 속에 멈춰버린 지역 현안, 그리고 선거 이후 반복되는 갈등은 지방자치의 본래 취지를 흐려왔다.
이런 현실 속에서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정당 승리’가 아니라 지역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단일 후보다.
진보 진영의 단일화 요구는 개혁과 정책 연대를 통해 지역 발전 동력을 만들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의 단일화 요구는 안정적 행정 운영과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보수 가치의 결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민심의 방향은 같다. 분열보다 통합, 대립보다 협력을 바라는 것이다.
특히 광역권 단체장의 경우 단순히 한 도시나 지역만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다. 인접 지자체와의 광역 교통망 구축, 산업벨트 조성, 관광 및 문화 정책 연계 등 초광역 협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정치적 자존심이나 계파 논리에 갇힌 후보 경쟁은 오히려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단일화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싸우는 정치’보다 ‘일하는 정치’를 보고 싶다는 피로감도 깔려 있다. 물론 단일화가 만능은 아니다. 원칙 없는 야합이나 자리 나눠먹기식 연대는 오히려 유권자의 냉소를 키울 뿐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과 비전 중심의 단일화다. 누가 더 지역 발전 전략을 갖추고 있는지, 누가 더 지방자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제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행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저출산과 고령화, 청년 유출, 지역 경제 침체라는 국가적 위기를 지방정부가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단일화 논의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