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시대 맞은 세계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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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6.11.14
천상기 본지 주필/ 경기대 초빙교수/ 언론학/한국신문방송편집인클럽 고문
 
세계가 ‘혼돈의 길’ 앞에 섰다.
 앵그리 화이트, 미국을 뒤엎다.
‘미국 우선주의’ 세계 강타하다.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불확실성 시대’를 열었다”는 등 불안과 우려와 환영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메르켈 독일총리,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불확실성 시대가 열렸다, 유럽이 지금보다 더 통합해야”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어느 나라도 고립상태로 위대해질 수 없다는 것 명심해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러 관계 회복할 준비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당신과 함께 상호 존중 원칙 견지해나가겠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트럼프여 만수무강하시라, 더는 미국과 다투지 않겠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아시아와 추진하던 자유무역협정(FTA)을 중단하고 기존 FTA도 손보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구 소련으로부터 유럽을 지켜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무용론도 제기했다.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 국가 핵무장을 용인하고, 이란과의 핵 협상을 폐기할 뜻도 비쳤다.
 
트럼프가 신 고립주의를 밀어붙이면 유럽.아시아 동맹국들과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는 유럽은 독자적인 군사력 구축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7일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기로 했다. 한국도 10일 오전 9시55분 박근혜 대통령과 10여분 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며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미 양국이 지난 60년간의 동맹관계를 발전시켜오면서 신뢰를 쌓아 왔으며, 이러한 강력한 한-미 동맹은 아.태 지역 평화.번영의 초석” 이라며 “앞으로도 당선인과 협력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 동맹 관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한-미 동맹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북한은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종종 도발을 통해 신 행정부를 시험하려 했던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개월 동안 북한의 이러한 시도를 철저히 억제하면서 만약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문제를 포함해 박대통령님 말씀에 100% 동의한다”며 “북한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며 “나는 대통령님과 함께할 것이며 한-미 양국은 함께함으로써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두 분의 통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대화 중 한국에 친구가 많이 있고 한국인들은 굉장히 판타스틱 피플(좋은 사람들) 이란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정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은 박대통령 말씀을 경청했고 재밌고 쉬운 말로 대화를 잘했다”고 했다.
 
미국과 같이 거대한 나라, 의회가 강력한 나라는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대외정책이 급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국 우선’과 ‘강경 개입정책’이 결합할 경우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상 못한 트럼프 쇼크 앞에서 모두가 불안감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실제 미국이 보호무역 색채를 강화하고 통상 압력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잘못 대응했다가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트럼프가 공약을 실천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3~0.5%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를 지적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 등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엔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한국에 대한 일방적 시혜가 아니라 한미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튼튼한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해결이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현실적 판단을 트럼프 당선인이 할 수 있도록 정권교체기 대미외교에 총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
 
sk102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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