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원, 남북 교류협력 위해“북한 인구 및 보건의료 현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 뒷받침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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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31 09:05
<정치부=정완태 기자> 국회 정세균 의원실과 서울대 보건대학원(원장 김호)은 “북한 인구와 보건의료 이해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12월 28일(월)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본격적인 남북교류협력의 시대를 앞두고 북한의 인구와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남북 보건의료 협력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정세균 의원은 개회사에서 “한반도 평화 번영의 시대 흐름에 발맞춰 남과 북을 아우르는 한반도 전체 차원에서 인구와 보건 의료 체계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를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삶과 직결된 보건 의료 분야에 대한 교류와 연구는 한반도의 미래에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김호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효과적인 남북협력 계획수립을 위해서는 기초자료의 확보가 중요하고, 인구통계가 가장 기본”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의 현재 상황 파악과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다분야·융합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남북보건협력의 기초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첫 번째 발표자인 황상익 명예교수(서울대 의대)는 북한의 의료실태 발표를 통해 남한과 북한의 현재 보건의료 지표와 특징 분석을 바탕으로 북한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진단하였다 .
황 교수는 “북한과 남한의 기대수명은 2015년 기준 82세와 71.5세로 약 9.5년 정도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거를 비교해보면 1960년대 각 51.3세와 53세로 1990년까지 69.9세와 71.6세로 30년 동안 똑같이 18.6년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1990년에서 2015년 사이 남한은 10년 증가했음에 비해 북한은 1.6년 증가, 이 시기에 북한의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북한 주민들의 건강수준이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한은 급속한 고령화가 보건의료 분야의 핵심 아젠다이며, 향후 공공 보건의료 자원의 취약점을 보완해 가야한다”면서 “북한의 경우에는 주요 사망 요인으로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비감염성 질병도 만연하고 있어서 의료의 이중 부담이 되고 있으며, 빈약한 보건의료자원을 보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김형석 원장(아태인구연구원)는 북한의 인구추계를 통해 북한의 출생, 사망 등 인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김 원장은 “북한은 1993년과 2008년에 인구센서스 자료를 공표하였으나 일부 인구집단에 대한 누락으로 자료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연구자들이 북한의 인구를 분석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인구센서스와 북한의 인구변동을 추적한 결과 “북한 인구는 70년 초에 고사망·고출산에서 현재 저사망·저출산으로 25년 만에 인구 변천이 마무리 되었다”면서 “70년대 초에 북한의 출산력은 급격한 감소를 보였으며, 기대수명은 91년에 남성 71세, 여성 77.6세까지 상승하였다가 1998년에 하향곡선을 그린 후 아직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북한의 인구센서스 자료가 빠른 시일 내에 조사·공개되길 바란다”며 “이를 바탕으로 통일 후 인구구조, 통일 비용 산정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제언으로 발표를 마쳤다.
세 번째 발표자인 김수연 책임연구원(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는 북한이탈주민과 개성공단의 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출산과 모자보건 실태에 대해 발표하였다.
 
김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기근으로 인해 수많은 아사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였지만 그간 출산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에 북한이탈주민과 개성공업지구 근로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97년도 출생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여성들이 배급이 끊인 후 장마당 등 비공식경제 활동을 하면서 출산을 기피하거나 연기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북한 출산율은 1.9~2.0명이나 향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무상 의료제와 보건의료인에 의한 병원 분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기근과 경제난으로 의료시스템이 마비되면서 가정 출산과 의료 시술이나 약을 병원 밖에서 행해지는 일이 생기면서 모상사망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동영양도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13년에 저체중(15%)과 발육부진(28%) 아동들이 있으며, 신장 왜소 등 성인기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근과 경제난으로 출산 기피, 영양 부족, 모자 보건의 악화는 남북한 미래 인구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크므로 남북 공동의 지원 협력 마련 및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엄주현 사무국장(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그 동안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 추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엄 사무국장은 “그 동안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은 주로 병원건축과 의약품 및 의료장비 지원 등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5년만에 방북하여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병원건축보다는 보건의료 현대화와 과학화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남쪽에서 생산된 의약품 보다는 북쪽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원료 의약품을 제공해 달라던지, 원격의료체계 구축이 가능한지도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남북 보건의료인들의 교류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많은 논의와 노력이 구체화 되어야 할 시점”이라며 발표를 마쳤다.
 
끝으로 조영태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과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전 북한 소아과 의사 출신 김지은 한의원장과 보건복지부 김진숙 팀장이 나와 북한 보건의료의 실상과 우리 정부의 남북협력 추진계획, 국회 차원의 보건의료 지원 법제 정비 필요성 등에 대해 열띤 논의가 있었다.
 
mailnews0114@korea.com 정완태 과학전문기자/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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