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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에너지 두 토끼 잡기…살기 좋은 ‘녹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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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일반
  • 2016.05.20 11:10
친환경에너지타운
 

정부가 ‘친환경에너지타운’ 정착과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최초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인 홍천 지역 준공을 시작으로 청주, 아산, 경주, 영천, 양산 등 5곳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올해 상반기 내로 착공할 계획이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하수처리장과 같은 기피시설을 활용해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혜택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 온실가스 감축, 주민 소득 증대까지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인 ‘에너지신산업 육성’ 추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신산업 육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신기후체제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실행방안’ 중 하나로,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00조 원 규모의 시장과 50만 개 일자리 창출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강원 홍천 소매곡리에서는 국내 첫 친환경에너지타운인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준공식이 열렸다. 소매곡리는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이 입지해 있어 악취 피해가 심하고 지가 하락으로 주민들마저 떠나던 동네였다. 그런 소매곡리에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조성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지진수(40) 소매곡리 이장은 “처음에는 주민들 모두 (친환경에너지타운의 효과를) 반신반의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 내 혐오시설에서 나는 악취가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며 “준공 이후 마을이 굉장히 활기차지고 주민들의 참여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환경 보전은 물론 신재생사업으로 농어촌 지역에 새로운 산업동력이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강원 홍천에 준공된 첫 번째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 전경.(사진=환경부)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환경 보전은 물론 신재생사업으로 농어촌 지역에 새로운 산업동력이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강원 홍천에 준공된 첫 번째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 전경.(사진=환경부)

 

첫 시범사업,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연간 주민 수익 1억9000만 원 발생, 마을 주민 증가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도시가스를 생산해 각 가정에 보급하고 있다. 이로써 연료비가 크게 절감됐고, 처리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은 퇴비와 액비로 생산해 재활용하고 있다.

 

또한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과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소수력 발전으로 연간 9000만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 밖에 상하수도 공급, 마을회관 개조, 홍보관 설립, 꽃길 조성 등으로 생활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지 이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마을에 바이오가스를 정제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전년도 난방비와 비교하면 절감 효과가 크다”며 “2015년 1월에 전기료 38만 원을 납부했는데 2016년 1월에는 20만 원까지 절감됐다”고 말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이후 소매곡리는 이전의 ‘냄새 나고 소외된 마을’이란 이미지를 벗고 ‘풍족하고 생기 있는 마을’, ‘돈 벌어주는 고마운 마을’ 로 거듭났다.

 

실제 연간 주민 수익이 1억9000만 원 발생했고, 당초 57가구였던 마을 주민은 친환경에너지타운 완공 이후 70가구까지 증가했다. 이농 현상, 고령화 등으로 농어촌 인구가 감소하는 현 상황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지 이장은 “혐오시설이 들어온 이후 마을 인구가 37가구까지 줄었지만 지금은 빈집을 찾기 힘들다”며 “북방면 20개 리 중 지난 1년 동안 마을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마을이 소매곡리”라며 뿌듯해했다. 첫 시범사업의 성공 이후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을 앞둔 마을에서는 홍천 소매곡리로 견학을 오기도 한다고.

 

“폐자재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요. 어떤 분들은 이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어떤 이득을 봤는지, 어떤 협의 과정을 거쳤는지에만 집중하시는데, 그런 눈앞의 이익보다는 먼 미래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친환경에너지타운 덕분에 혐오시설로 피해 보던 마을이 활기를 찾았으니까요.”

 

홍천 시범사업은 마을협동조합,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사업체계를 마련했다. 환경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민·관·학 추진지원단이 신재생시설을 조성·운영하면, 홍천군이 부지를 제공하고 강원도시가스가 사업비와 기술·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이 아닌 마을 주민과의 소통으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추진함으로써 민관 협력 거버넌스(Governance)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환경부 신진수 자원순환국장은 “홍천 시범사업을 명품화하고 폐자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 본보기를 추가로 발굴해 지자체와 관련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신(新)농촌 개발의 본보기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에너지타운 5곳 상반기 착공
325명 일자리 창출, 연간 온실가스 6만8824톤 감소 기대

 

올해 상반기에는 5곳(청주, 아산, 경주, 영천, 양산)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착공에 들어가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35억 원의 주민 소득 향상과 325명(직접 고용 28명)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연간 온실가스 6만8824톤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북 청주시(신대동, 가락리)는 음식물쓰레기 폐수와 하수찌꺼기를 이용한 바이오가스화 시설로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나온 폐열로 지역주민에게 온수를 공급한다. 난방비 절감과 건조장, 온실 운영으로 연간 약 4억 원의 주민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 아산시(배미동, 수장리)는 쓰레기소각장의 남은 열을 활용해 세탁공장에 증기를 공급하고 가축분뇨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한다.

 

여기서 나온 폐열을 활용해 곤충을 사육하고 파프리카 유리온실을 운영해 연간 약 9억8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 장영실과학관과 아산환경과학공원 등 연계 복합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소각시설 전망타워와 생태곤충원을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경북 경주시(천군동)는 소각장의 발전 폐열로 다목적 오토캠핑장과 온실에 온수를 공급하고, 인근 보문 관광단지와 연계한 환경생태공원을 조성해 연간 약 11억4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경북 영천시(도남동, 구암리)는 가축분뇨처리시설 내 악취저감시설 설치, 금호강 수변 생태습지 조성, 화랑설화마을 조성사업과 연계한 관광자원과 함께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자전거 도입 등으로 연간 약 2억9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화제리)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발생된 발전 폐열을 활용해 딸기와 채소를 재배하는 온실, 농산물 판매장 또는 그린하우스, 친환경 족욕장 등을 설치함으로써 연간 약 6억6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친환경에너지타운 10곳(환경부 5곳, 산업통상자원부 4곳, 농림축산식품부 1곳)을 추가로 선정했고 올해는 6곳을 더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먼저 정부 주도로 우수사례 발굴 등 확대 기반을 마련한 후 민간으로 확산되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1단계는 2017년까지 정부 주도로 15~20곳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하고 2단계로 2018년부터 민간 주도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에너지타운

 

환경팀=한금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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