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경미화원 노동환경 개선방안’ 마련…안전장비도 확충
<내외매일뉴스=정완태 기자> 정부가 환경미화원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주간근무 원칙을 확대하고 폭염·강추위와 같이 기상악화 시 적용할 작업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위탁업체에 고용된 환경미화원의 기본급과 복리후생비는 현실화한다.
정부는 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환경미화원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환경미화원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에서 수거작업을 하다 차에서 잠시 내린 사이 후진 차량에 치이고 매립장에서 청소차 적재함 덮개에 머리를 다쳐 환경미화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 용산구에서 청소차 컨테이너 교체 작업 중 유압장비에 끼어 환경미화원이 사망하기도 했다.
개선방안에 따라 우선 정부는 환경미화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오전 6시 시작되는 주간근무 비중을 올해 38% 수준에서 내년에는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환경미화원들은 주간근무 시간에는 주로 일반 쓰레기를 수거하고 오후 8시 시작되는 야간근무와 오전 4시∼5시 시작되는 새벽근무 시간대에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이들은 야간·새벽근무로 어두운 작업환경에서 날카로운 물건에 베이거나 찔리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생체리듬이 깨져 피로누적으로 위험대처 능력이 저하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정부는 주간근무 확대로 저녁시간대 민원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야간기동반’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청소차량별 필수인원 기준도 설정한다. 그동안 차량별 최소 작업인원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물량을 채우기 위해 무리한 수거·운반작업을 하느라 사고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일반쓰레기 수거차는 3인 1조,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는 2인 1조 등 차량 유형에 맞는 근무체계와 지역여건에 맞는 작업속도와 작업량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예산상 문제 등으로 부족했던 절단·찔림방지장갑과 청소차 후방카메라, 적재함 덮개 안전장치 등 안전장비도 갖춰나갈 계획이다.
또 폭염과 강추위처럼 기상이 악화하는 경우 작업시간을 탄력 운영하고 폭염 때는 탈진 방지를 위한 약품을 제공하는 등 기상 상황에 따른 작업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환경미화원 절반 이상이 위탁업체에 고용된 현실을 고려해 직영근로자와 위탁근로자 간 차별이 없도록 위탁근로자 임금과 복리후생비를 현실화하기로 했다.
현재 근무 중인 환경미화원 4만 3000명 중 56.2%인 2만 4300여명이 민간 위탁 형태로 일하고 있다. 직영 형태로 고용된 환경미화원 월급은 평균 424만원이지만 위탁근로자 월급은 평균 363만원이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환경미화원 특성을 고려한 기본급 기준 단가와 복리후생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탁업체가 계약사항을 준수하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위탁계약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따르도록 지자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을 개정한다.
지금은 옷만 갈아입을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세면과 세탁 등 근로자 휴식이 가능한 시설로 바꾸고 지자체 예산 확대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 환경미화원, 위탁업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근무환경 개선 협의체’를 구성, 환경미화원의 근무환경을 점검하고 고용안정 확보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마련한 개선방안은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근무환경 개선 협의체를 중심으로 이행상황도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