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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효자’ 한미FTA 4년…투자유치도 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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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5 12:18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팀장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팀장
 3월 15일로 한미FTA 협상이 선언된 지 10년, 추가협상을 거쳐 발효된 지 4년을 맞이하게 된다. 미국이라는 거대 선진 경제권과 수준 높고 포괄적인 FTA를 체결했다는 점에서 당시 많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였다.
 
협상 당시나 국회비준 과정에서 보였던 관심은 다소 줄었지만, 이제 한미 FTA가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지 살펴볼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증가하다 2015년에는 698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에 비해 0.6% 감소하였고, 수입은 등락을 반복하면서 2015년에 440억 달러에 달해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다소 증가한 258억 달러였다.

 

전체적으로 2015년 대미 교역은 전년대비 1.5%가량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전체교역이 12.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모두 한미FTA로 인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양국교역에는 환율이나 경제상황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필요하다.

 

미국과의 수출입 변화를 이러한 요인별로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2012년 3월 발효 후 34개월 동안 한미FTA로 인한 대미 수출은 82.4%, 수입은 8.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미FTA가 없었더라면 양국교역은 지금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전체 교역품목에서 대세계 및 대미 수출입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보면, 한미FTA가 기존의 교역품목에 대한 양적 확대 뿐 아니라 새로운 품목의 교역을 촉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미 FTA 발효 4년차 대미 수출품목 비중은 3.1%p, 수입품목 비중은 1.8%p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대세계 수출품목 비중의 증가폭은 0.8%p, 수입의 경우 변화가 없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2012년 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을 이끈 품목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등이었다.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 증가는 미국 수입자동차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소형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2011년 0.1%에 불과하던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2012년 5.2%로 증가하였고, 2015년 현재는 29.6%로 멕시코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 수출품목인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2년 10.4%에서 2013년 12.2%로 약간 증가한 후 안정적인 상황이다.

 

한미 FTA 발효기간 동안 주로 수입되는 품목은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용 장비, 비행기, 사료 등인데 대체로 수입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8%에서 4%로 인하되면서 2012년에는 중형승용차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지만 그 이후로는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냉동쇠고기의 경우에도 연평균 수입 증가율이 –0.1%로 FTA 발효 이후 급격한 수입증가 없이 현재 호주산 제품과 치열한 경쟁관계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FTA 활용률을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수출활용률은 71.9%, 수입활용률은 70.2%인데 한미FTA의 경우 각각 79.1%와 67.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수입할 때보다 수출할 때 한미FTA를 보다 잘 활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으로부터의 직접투자는 한미FTA 발효 이후 전체 외국인직접투자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어 FTA가 외국인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FTA 발효 이후 현재까지(2012년 4월~2015년 12월) 미국으로부터의 외국인직접투자는 159억 달러로 동기(2008년 4월~2011년 12월)의 67억 달러보다 136.4%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투자증가율 44.8%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그 결과 전체 외국인투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4.2%에서 23.2%로 증가하였다.

 

미국으로부터의 직접투자 증가는 제조업에서는 운송기기 부문, 서비스업에서는 비즈니스서비스업 부문에서 주로 발생하였다. 한미FTA 발효 이후 한국의 미국으로의 투자는 동기대비 27.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해외직접투자는 16.2% 증가하여 FTA가 해외직접투자도 촉진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초 한미FTA는 국내 제도개혁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법률, 회계, 통신, 방송 등의 분야를 추가적으로 개방했으며, 의약품, 자동차, 금융정보 이전, 유기식품 인증제도 등 규범분야에서의 이행을 위한 법령을 정비하였다.

 

그 과정에서 일부 미국측과 이견을 보인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협정에서 약속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으며 이에 대해 양측은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우리 경제에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소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FTA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산업별로는 성과차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 그 효과가 미진한 산업에 대한 대책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활용률을 높이고 기업들의 원산지 사후검증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양국 세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행과 관련해 양국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최근 타결된 TPP가 한미FTA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바 통상규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이행과정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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