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제주’ 첫걸음, 기초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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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6.04.25 11:57
제주동부경찰서 삼양파출소 경장 부정웅
 
 
 
1982년 3월, 미국의 범죄심리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깨진 창문이 가득한 건물을 보는 사람들은 어떨까’라는 가설을 던지며 흥미로운 실험을 합니다.
 
변두리 지역에 유리창 하나가 깨진 집을 그대로 두었는데, 그 결과 그 집은 폐허처럼 됐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깨진 창문을 보고 그 건물을 버려진 집으로 생각해 돌을 던지면서 멀쩡한 유리창들은 다 깨졌고, 집 주변의 벽은 온통 낙서로 뒤덮여지는 등 그 집은 완전히 폐허처럼 되었다.
 
이 실험은 깨진 유리창, 즉 ‘작은 무질서’를 방치했다간 나중엔 지역 전체로 확산되어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경고하는 범죄 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라는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이 이론이 시사하는 바는 주변이 깨끗하게 정돈되고 쓰레기가 버려져도 바로 청소하는 공간이라면 지나가는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되지만, 쓰레기통이 있더라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방치했다면 사람들이 하나 둘 이곳은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곳인가라고 생각하여 너도 나도 쓰레기를 버리게 되어 그 곳이 오염된다는 것이다.
 
즉 ‘나 하나쯤이야’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버리는 쓰레기 하나하나의 기초질서 미준수 행위가 당장은 문제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한번 임계점을 돌파해서 ‘유리창이 깨진 상태’가 된 그 이후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위 이론에서의 깨진 유리창을 우리 사회에 빗대었을때 쓰레기투기, 음주소란, 인근소란 등 생활 주변에서 빈발하는 기초질서 위반행위로 볼 수 있는데, 깨진 유리창 하나가 지역 전체를 오염 시킨 것처럼 무질서한 기초질서 위반행위로 인한 제주도의 관광도시 이미지 실추 및 기초질서 의식 붕괴에 따른 대책으로서 생활주변의 경미한 범죄 위반 행위부터 바로잡음으로써 범도민적인 질서준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경찰에서는 이러한 경미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 고취, 범도민적인 기초질서준수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기초질서 근간을 어지럽히는 위반행위들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이와 병행하여 계도, 캠페인 등의 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찰의 법과 제도로서의 활동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고, 정부나 경찰만의 추진과제로 그칠 것이 아니라, 도민들의 참여와 지지, 즉 법질서 확립은 나 자신의 사소한 기초질서의 실천으로부터 이뤄진다는 도민 스스로의 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하나를 못 갖추면 셋 역시 갖출 수 없는 당연한 이치처럼, 세계7대자연경관, 유네스코3관왕 등의 선정으로 명실상부 ‘세계 속의 보물섬’, ‘세계 속의 제주’로 발돋움하고 있는 지금의 명품제주가 사상누각이 아닌 하나부터 차근차근 만들어져 나가고 있는지, 사소하지만 정작 중요한 기초질서 준수의 첫걸음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 스스로의 모습은 어떤지 다시 한 번 성찰 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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