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영(Park Kwang Young)
본지 발행인 회장/월드그린환경연합 총재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시설 공사를 강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일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하수와 빗물 등에 따라 방사성 물질의 오염수가 매일 130~150톤 정도가 유입되고 있다”며 “저장 탱크 용량이 가득차 더 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어 오염수 방류에 필요한 해저터널 공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보관 중인 오염수를 방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어 지난 7월22일 NRA(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방사성 오염수 방출계획을 승인하고, 올해 보관 용량이 137만톤에 이르러 2023년 봄부터 30년에 걸쳐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도쿄전력이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후 탱크에 보관 중인 이 오염수를 40분의1 정도로 희석한 뒤 방류하겠다고 하지만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방사성 물질)와 탄소14는 거르지 못해 해양오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일본 뿐만아니라 주변국인 우리나라 국민이 당장 2차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지난 2011년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2012년 10월 도시바(TOSHIBA)에서 개발했다.
국제원자력기구와 다수의 국가나 기관으로부터 성능 검증을 인정받았지만 미흡한 관리, 부실한 운영 등으로 방사선 핵종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 설비는 총 62개 정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문제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삼중수소(트리튬.TRITIUM)는 오염수로부터 제거할 수 없다는데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내에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되 트리튬은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바닷물에 희석시켜 법적 기준에 충족시켜 방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트리튬은 물 1리터 당 6만Bq(베크렐)이하면 바다로 방출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그린피스 수석 핵 전문가인 숀 버니는 보도언론 매체(DW)에 “스트론튬 90과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이 방류로 인해 방출될 수 있다”며 “물고기와 사람들의 뼈에 집중되어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후쿠시마 방류는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미국도 원전수 방류 논란에 휩쌓이고 있다. AP통신 보도(4월10일)에 따르면 “미국 원전업체인 홀텍 인터내셔널은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에 있는 필그램 원전이 해체 진행 중이며 발전소 내부에 있던 원전수 약 400만 리터를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미 원전업체의 이번 논란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 논란과 닮은 꼴이다”고 전했다. 이에 현지 지역주민과 수산업자, 정치인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FAO(국제식량기구)는 “한국이 수산물 섭취 세계 1위 국가로 안전하게 수산물을 소비할 권리가 있다”며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해양생태계 파괴는 물론 수산물 소비위축에 따른 어민, 수산물생산 유통업계가 공멸할 것이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정부의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일본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 추진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며 “한국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단에 참여해 원전수가 안전한지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며 “수산물에 대해서도 수산물 이력제와 원산지 표시제를 철저히 관리해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각종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4월13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 처리에 따른 담화문을 홈피에 올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이 담화문에 일본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변국가 및 국제사회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며 “이런 무책임한 태도는 국제적인 공동 건강안정 및 주변 국가의 인민 이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정부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묵인하고 있다며 “오염수 방출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저지 대응단’을 출범시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출범식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입는데, 정부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국익을 훼손하는 ‘굴종외교’를 하지말고 국제해양재판소 등 국제기구 제소를 포함한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0일 부산환경회의를 비롯한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등 7개 시민단체는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본의 반인류적인 방사성 오염수 방출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일본은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하지만 방사성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지난 6월 도쿄전력이 직접 후쿠시마 원전항만 내 취수구 앞에서 우럭을 채취했는데 기준치의 9배가 넘는 세슘이 검출된바 있다”고 밝혔다.
바다는 인류의 공동재산이다. 때문에 원전 오염수 처리문제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제사회와 주변국가의 공동 문제로 일본은 책임을 인지하고 오염수 배출 문제를 재조명하고 관련 국가 및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충분히 협의해 처리해야 할 것이다.
결국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면 해양 생태계가 교란돼 붕괴되고 우리 식탁의 수산물 먹거리가 안전에 위협을 받는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따라서 야당이나 시민단체들의 말처럼 정부가 외교역량을 집중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미국이나 중국 등과 함께 국제사회가 적극 동참 할 수 있도록 외교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