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짓밟은 탐욕…사람을 살리는 의사인가, 건물을 삼키는 약탈자인가!

  • AD 내외매일뉴스
  • 조회 17
  • 칼럼
  • 6시간전
                             사진=방명석  편집국장
 
 
 
[국장칼럼]
 
경기도 수원의 한 재활병원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 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공분으로 번지고 있다.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어 시민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KBS 9시 뉴스 보도 이후 시청자들이 충격에 빠진 이유는 단순한 임대차 갈등 때문이 아니다. 무려 4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연체해 건물주를 사실상 공매 위기로 몰아넣고, 결국 감정가 1,000억 원 규모의 건물을 반값 이하인 450억 원대에 인수했다는 의혹. 그리고 그 건물을 사들인 인물이 바로 임대료 체납 의혹의 당사자인 병원 원장 본인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사업 분쟁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법과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타인의 절망과 파산 위에 자신의 부를 쌓아 올린, 극도로 비윤리적이고 파렴치한 탐욕의 사건이다.
 
건물주는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21억 원의 인테리어비용을 지원했고, 6개월간 임대료까지 면제해 줬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신뢰와 상생을 전제로 한 투자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40억 원의 체납과 신용 붕괴, 그리고 파산 위기였다.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병원이 실제로 병상이 가득 찰 정도로 운영됐다는 보도 내용이다. 환자들은 넘쳐났는데 월세는 없었다는 것인가. 정말 경영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건물 가치를 떨어뜨려 헐값에 삼키기 위한 계산된 시나리오였는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이제 이 논란은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병원의 신뢰가 무너지면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환자와 보호자들이다.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고,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직원들 또한 거대한 논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병원장은 논란 속에서도 대외 홍보와 이미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의사는 의대 졸업 후 ‘제네바 선언’, 즉 현대판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
“나는 인간의 생명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나는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료를 수행하겠다.”
 
하지만 만약 의도적으로 임대료를 체납하며 자신의 사익과 자산 증식만을 우선했다면, 그는 과연 그 선서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는가. 사람을 살려야 할 의사가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는 데 병원을 이용했다면 그것은 의료가 아니라 탐욕이다.
 
의사는 돈을 벌 수 있다. 병원 또한 경영 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인의 탐욕이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와 양심마저 집어삼키는 순간, 병원은 치료 공간이 아니라 자본 약탈의 도구로 전락한다. 그때부터 의사의 가운은 생명을 지키는 상징이 아니라 탐욕과 위선을 감추는 가면이 된다.
 
더 역겨운 것은 화려한 사회공헌 이미지다. 기부와 후원, 언론 노출, 선행 마케팅도 진실 앞에서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진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카메라 앞 기부가 아니다. 힘없는 사람의 목을 조르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 않는 것이다. 타인의 절망 위에 세운 성공은 존경받을 수 없다. 그것은 성공이 아니라 약탈이며, 신뢰를 이용한 탐욕의 포식이다.
 
사법당국 역시 이번 사건을 단순 민사 문제 정도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의도적인 체납과 자산 가치 하락 유도 정황이 사실이라면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법 적용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병원 측 역시 더 이상 침묵 뒤에 숨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실된 해명 없이 논란이 계속 확산된다면, 설령 법정에서 승소 하더라도 사회적 신뢰와 국민적 존경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법망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의 분노와 양심의 심판까지 피할 수는 없다. 의사의 가운은 생명을 살리는 상징이어야 한다. 탐욕으로 얼룩진 위선의 가면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싸이공감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