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시인과 함께하는 차 한잔의 여유 〔연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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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6 21:20
 
 
제목:한 편의 시가 되는 하루
 
 
아침에 눈을 뜨면
아직 적히지 않은 문장 하나가
가슴 안쪽에서 숨을 고른다.
‘오늘은 어떤 마음으로 시작될까’
햇살은 쉼표처럼 창가에 걸려
하루의 호흡을 늦춘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
생각은 물처럼 스며들고
거리의 소음마저 낯선 리듬으로 정렬된다.
 
 
사람을 만나고 표정을 건너며, 침묵을 건넌다.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감정들이
행간 깊숙이 몸을 숨긴다.
예기치 않게 한 문장이 나를 붙잡는 순간,
나는 비로소 오늘의 의미를 더듬는다.
 
 
저녁이 되면 하루는 하나의 시로 남는다.
완성되지 않았으나 지워지지 않은 형태로
때로는 산문처럼 흘러가고
때로는 절창처럼 멈춰 서지만
그 모든 것은 내가 살아낸 감정의 문장들
 
 
오늘도 나는 쓰지 않아도 이미 쓰이고 있는
시간 속을 걸어간다.
그 하루가 나를 쓰고
나는 그 하루를 조용히, 깊이
마음에 새겨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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