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방명석
〔국장칼럼〕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다. 장거리 운전자와 가족, 생계를 위해 이동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공공적 성격의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휴게소 음식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이 공간이 과연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공기업과 휴게소 운영업체 간의 구조적 유착, 그리고 사실상 경쟁이 배제된 환경 속에서 음식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의혹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문제의 핵심은 ‘경쟁 부재’다. 일반 상권에서는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면 소비자는 다른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 위에서는 선택권이 극도로 제한 되고 특정 구간을 지나며 만나는 휴게소는 사실상 유일한 소비 공간이다.
이런 환경에서 가격 결정은 시장 논리가 아니라 ‘독점적 지위’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여기에 공기업이 관리·감독을 맡고 있음에도 가격 통제나 공정 경쟁 유도에 소극적이라면, 이는 사실상 담합을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
휴게소 음식 가격이 외부 식당 대비 1.5배에서 2배 이상 비싸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고속도로 입지 특성상 물류비와 운영비가 더 들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합리적 수준’을 넘어선 가격 책정과 그 과정의 불투명성이다.
납품 구조, 수수료 체계, 임대료 산정 방식 등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의 책임은 서로에게 전가되고,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떠안는다.
더 큰 문제는 공공기관의 역할 부재다. 고속도로는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되고 유지되는 사회기반시설이다. 그렇다면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상업 활동 역시 일정 수준의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구조는 수익 극대화에 치우쳐 있으며, 이용자 보호라는 본래의 목적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이는 공기업이 ‘관리자’가 아니라 ‘수익 파트너’로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제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첫째, 휴게소 운영권 선정 과정과 계약 조건을 전면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음식 가격 상한제나 표준 가격 가이드라인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일정 구간 내 복수 사업자 경쟁 체계를 도입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외부 감사와 소비자 평가를 통해 가격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편의’가 아니라 ‘필수’에 가까운 공간이다. 그곳에서조차 공정한 가격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상의 이동 속에서도 불공정을 감내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가격 인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공공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라면, 그 책임 또한 공공의 기준에 맞게 다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