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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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1 09:32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에 좋은 반면,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이들에겐 매우 가슴 아픈 달입니다. 반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분단의 고통과 가족을 볼 수 없는 아픔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산가족이 바로 그들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흐른 지금도 누군가의 자식이자 누군가의 어버이였던 그들은 오늘도 북녘 땅을 바라보며 가족의 얼굴을 마음 깊이 묻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함께 할 수 없기에 더욱 아픈 그들의 가족사를 되새겨보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건 어떨까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사진. 1983.7.5. KBS 이산가족찾기 특집 생방송에 몰려든 방청객들의 모습>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1983년 7월 5일 KBS는 90분가량의 생방송 특집으로 ‘이산가족찾기’를 대대적으로 방영했습니다. 구슬픈 노래와 함께 그리움을 쏟아내듯 사연을 말하던 이산가족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고 방영되자, 사람들은 피켓을 들고 KBS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전쟁으로 일어버린 가족들을 찾기 위해서였는데요.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90분의 단발성 특집으로 기획된 이날 방송은 여의도로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 장장 138일간 방송이 계속되었습니다.
무려 5만명의 이산가족들이 각자의 사연과 가족들의 특징을 담은 피켓을 들고 여의도로, 여의도로 자꾸만 몰려들었습니다. 피켓 대신 온몸에 사연을 적은 이들부터 가족을 찾으러 왔다가 현장에서 만나게 된 가족들의 사연까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들의 이별과 재회는 전쟁으로 힘든 시간을 겪은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방송을 통해 소개된 사연은 물론이며, 방송국 밖에서 애타게 가족들을 찾기 위해 작성된 피켓 등은 최근 세계기록유산에 신청할 만큼 방대한 양의 자료가 되었는데요. 서울시는 이를 위해 기록물 현장 접수 행사와 레이건 대통령의 국회 연설문, 상봉가족에게 주었던 무임승차권 등 60여점의 기록물을 전시한 바 있습니다.

 

상봉의 감동, 다시 꿈꾸는 통일

 

1945년 휴전에 동의하며 한반도는 분단의 아픔을 겪게 됩니다. 이로 인해 남과 북은 천만명이 넘는 이산가족들이 발생하여 이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분단 40여년만에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게 됩니다.

 

 

<사진. 평양에 간 남측 이산가족들의 상봉 모습 >

 

 

이산가족상봉은 여러 차례 회담을 가졌으나 결렬되고 마침내 1985년 5월 제 8차 적십자 본회담에서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 교환에 합의해 극적으로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첫 상봉은 1985년 9월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로 진행됐는데, 교환방문단은 남북적십자 총재 인솔 하에 각각 151명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평양 방문 한국적십자측 고향방문단은 이산가족 50명 중 35명이 41명의 북한 거주 가족, 친척들과 상봉했고, 서울 방문북한적십자측 고향방문단은 50명 중 30명이 51명과 상봉했습니다.

 

<사진 1. 북측 예술단의 공연 모습 >
<사진 2. 고향방문단 및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남측 예술단의 모습 >

 

 

분단 40년만에 만난 이들은 분단의 벽 앞에 통곡하며 서로를 얼싸안고 감동의 재회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들의 감동적인 상봉 모습은 전국민들의 눈시울을 붉게 적시며 동시에 우리가 가진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게 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의 첫 상봉을 축하하기 위해 각 예술공연단의 공연도 준비되었는데요. 당시 공연은 각기 2회가 이뤄지고 정치성을 배제하고 전통적인 민속가무에 국한되어 진행되었습니다.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다시 헤어짐을 겪어야 하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은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 우리의 옆에 있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동시에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실향민들의 고통도 함께 어루만질 수 있는 5월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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