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세계정치 내년 대선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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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6.05.15 19:01
천 상 기 경기대 초빙교수 언론학 /본지 주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나라도 ‘분노 정치’의 현실화가 우려된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대선에서는 보수 정권 10년을 심판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4.13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을 보면 새누리 30%, 국민의 당 25%. 더민주 24%. 정의당 8%다.
 
야권을 합하면 57%로 새누리의 배에 가깝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과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렸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는 기존 정치와 사회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저변에 깔려 있었다.
 
경제적 양극화, 특정 종교나 이민자, 여성에 대한 반감 등을 바탕으로 하는 이른바 ‘분노의 정치’ 가 세계적 현상이 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분노 정치’기반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현상’ 이 빈부 격차에 좌절한 몰락 중산층 및 빈곤층 백인 남성의 분노를 바탕으로 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다양한 분노 계층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20~30대는 취업난과 실업으로, 40~50대는 주택난과 중산층 붕괴 등으로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난 4월 총선이 하나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총선은 20-30대는 물론 기존 정당에 실망한 50-60대의 분노가 여당의 패배, 제3당의 출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 장기 경제 침체에 따른 실업과 중산층 붕괴 등을 막말 정치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밖이나 외곽에 있던 인사들이 여기에 불만을 느끼고 유권자를 막말로 자극해 기성 정치의 프레임을 무너뜨리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반세계화를 외치는 포퓰리스트들이 막말로 기성 정치와 양극화 등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자극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선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세련된 트럼프’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현상’ 까지는 아니어도 ‘분노 정치’가 대선에서 현실화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총선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차기 후보는 물론 집권 비전조차 보여주지 못하며 자중지란에 빠져있다”며 “전통적 보수층이 새누리당의 모습에 분노를 바탕으로 상궤를 벗어난 정치인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분노의 정치.가 진보.좌파 정치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청년들과 몰락한 중산층의 분노는 미국의 트럼프 같은 인물이 아닌 강성 진보 성향 정치인에 대한 표 쏠림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누구나 정보를 마음대로 발신.유통할 수 있게 되면서 ‘이상한 정치’ ‘몰상식 정치’에 대한 기존 지식 사회와 언론의 경고가 무력화되고 있는 감성적 사회가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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