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태/대표행정사(농학박사)
산지관리행정사사무소
숲을 통한 가치창조와 미래창조를 하는데 일조하고 싶어
○ 안녕하십니까? 오늘 허경태 박사님을 만나 인터뷰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산지인.허가 해설책을 출판하셨는데 이 책을 출판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는 국토는 좁은데 산지가 많은 산악국가입니다. 전 국토의 64%가 산지이기 때문에 각종 사업에 산지가 포함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산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행정기관에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 이게 쉽지 않습니다.
법령에서 정한 행위제한에 저촉되지 않고 기준에 적합해야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법령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인.허가 기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가장 먼저 내 산이 법령상 행위제한과 인.허가가 요건에 맞는지 분석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인.허가 관계 법령을 분석하는 것을 입지분석이라고 합니다. 산지 분야는 여러 가지 법령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해하기 어려워서 큰 기업에서는 전문 부서를 두거나 시행사에 의뢰하여 입지분석을 합니다.
그러나 산지 인.허가의 지식과 경험이 적은 입문자나 소규모 사업자는 많은 비용 부담 때문에 망설이게 되고, 입지분석 없이 사업을 시작하였다가 큰 낭패를 보는 일이 많습니다.
다른 용도로 개발하려고 산 토지가 법령상 인.허가를 받을 수 없는 곳이라면 얼마나 큰일입니까?
인.허가가 가능해도 복잡한 인.허가 기준에 맞지 않아서 불허가 처분을 받는다면 이 또한 손해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래서 일반인이 방대한 인.허가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30년 간 산림분야에 종사하면서 익힌 산지 법령 지식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의 산지 인.허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없는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 잘 들었습니다. 그러면 이 책은 산림분야의 전문서적으로 생각되는데 박사님이 생각하시기에 주로 어떤 분들이 보시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책은 핵심적인 내용 위주로 구성하고 상세한 예시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초보자나 소규모 사업자가 산지와 법령에 관한 기초지식을 쌓고 입지분석 능력을 키워서 인.허가를 진행시키고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산지 인.허가에 관한 컨설팅이나 디벨로퍼를 하려는 행정사나 공인중개사도 전ㅁ분적인 식견과 능력 배양의 기초를 닦아 입지분석을 사업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산지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도 법령 체계와 내용을 쉽게 이해라고 숙지하여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초보자도 산지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윤곽을 잡고 어떤 법령을 어디서 찾아서 어떻게 분석하고 적용하는지를 스스로 깨닫도록 구성했기 때문에 산지개발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느새 산지개발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 박사님은 산림청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오랫동안 근무를 하셨는데 근무할 당시에 기억에 남는 일이 있 다면 소개를 해주세요.
저는 산지분야에서 10여 년간 사무관, 과장, 국장을 담당하면서 산지 업무의 체계를 세우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산지관리법’을 제정한 일입니다. 제가 과장 때인 1990년대에는 산림청의 모든일을 ‘산림법’으로 처리했습니다.
많은 업무를 한 개의 법률로 규정하다 보니 조문이 복잡하고, 상충되는 조문도 있고 해서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훈령행정을 했습니다. 법령에는 개략적인 내용만 보니까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자의적인 해석과 재량으로 인.허가 여부를 판단해서 혼란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 초 산지관리과장으로 있을 때 ‘산지관리법’을 제정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법률 제정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내부 반대가 심해서 설득이 워낙 어려웠습니다. 당시의 산림청은 힘이 약한 부처였기 때문에 법률제정 과정에서 산림청의 권한을 타부처에 다 뺏기게 된다고 생각한 거였지요.
그래서 저는 산림청 내부 설득보다 국무총리실과 규제개혁위원회를 먼저 설득했습니다. 규제 합리화를 위하여는 ‘산지관리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설득한 거지요.
그래서 국무총리께서 “산지관리법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산지관리법’을 제정하도록 지시”를 내렸고 총리의 지시를 이행하는 형식으로 법률안을 작성해서 입법을 하게 된 것입니다.
2년여간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서 ‘산지관리법’이 제정되었고, 산지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개발하는 업무의 기본 바탕이 되어서 지금은 산림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업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산지관리법’ 제정이 30여년간 산림청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산림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산림 전문가로써 현재 산림청에 근무하고 있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언 을 해주신다면 무엇입니까?
산림청의 업무는 가치창조와 미래창조를 하는 종합업무입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숲을 잘 활용하면 많은 분야의 업무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힘이 없는 부처였기 때문에 산림청 직원들이 의기소침해서 내 기득권 지키기, 산에 손대지 못하게 하기, 현재 하고 있는 일만 해도 100점이라는 패배주의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부처와 협업을 통해서 생활에 활력을 주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패배주의, 보신주의를 벗어난 가치창조, 미래창조 의식으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제가 공무원이 아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니까 여러 부처에서 공무원의 벽이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림청은 타부처보다 잘 하고 있지만, 더욱 더 국민의 입장에서 법령을 만들고, 민원인의 입장에서 인.허가를 처리하고, 산업발전과 현장 운영의 입장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깨어 있는 공무원의 표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이제는 산림경영시대입니다. 박사님께서는 우리나라와 장차 남북평화 통일시대를 위하여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에게는 그러한 큰 꿈은 없습니다. 다만 산림청의 업무는 가치창조와 미래창조를 하는 종합업무인데도 아직 후배 공무원들이 그 의미를 깊이 성찰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산림분야의 공무원이 선망의 대상입니다. 그만큼 독일의 산림이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기 때문이지요.
저도 젊은 사람들이 산림분야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도록 숲을 통한 가치창조와 미래창조를 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산림이 국민들의 마음과 생활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업무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산림청이 일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 기자는 산림청이 산림처로 승격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산림경영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 고 있습니다. 박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산림청이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일을 하려면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청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무총리 산하의 산림처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득분야는 농업과 관계가 있지만 산림생태 분야는 환경부와 관계가 있고, 산지관리분야는 국토교통부와 직접 관계가 됩니다.
또한 산림휴양, 산림관광, 산악레포츠 분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되고, 산림치유분야는 보건복지부와 연관됩니다.
산림교육은 교육부와 긴밀히 협조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산림분야는 종합행정이기 때문에 산림청 혼자만 하기보다는 여러 부처와 긴밀하게 협조해야 효율적입니다.
이를 위하여는 국무총리 산하의 산림처로 재편해서 여러 부처와 긴밀한 조정과 협조를 체계화하면 국민과 미래를 위한 다양한 가치창조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산림청에서 주도적으로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비전을 제시해서 산림처로 승격되도록 추진했으면 합니다.
○ 끝으로 박사님의 가족관계와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좋은 기억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저의 가족은 대부분 가정과 같이 저와 아내, 아들, 딸 이렇게 4인 가족입니다.
아들과 딸은 아직 미혼으로 애들을 출가 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아빠로서 책임이 더 남아 있습니다.
저는 평생을 공무원으로 지내다 보니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재직 중에는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 갔습니다.
그래서 퇴직 후에 가족을 위해서 봉사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다행히 퇴직 후에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베트남 다낭에 다녀왔습니다.
처음보는 다낭의 해변과 고산지대 바나힐, 고대도시 호이안 등을 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특히 해변의 수영장이 있는 조그만 호텔에서 하루 종일 먹고, 쉬고, 놀던 추억은 지금도 여름이 되면 그 때 일을 가족들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가족여행을 종종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진솔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계획하시는 모든 일 들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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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팀=한금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