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
고대의 올림픽은 단순히 그리스의 여러 도시 국가의 대표선수들이 모여 벌인 일련의 시합이었다.
육상경기가 주 종목이었던 고대의 올림픽이 규범적인 가치가 있었던 것은 어느 도시국가라도 올림피아 경기 기간 중에 다른 나라를 침범하면 그에 대한 응징을 받을 수 있다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통한 평화적인 이니셔티브가 고대에도 살아있었던 것이다. 고대 올림픽에서 실천되었던 올림픽 휴전(Olympic Truce)은 이후 지구촌이 수차례의 역사적 파고를 넘어선 지금에도 여전히 생생한 의미를 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와 불안한 한반도 정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 중국의 경제보복과 맞물려 우리 산업계는 깊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평화를 노래하는 올림픽 인본주의 정신과 더불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마케팅의 특수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올림픽 준비와 흥행몰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얼마전 우리나라에 방문한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에선 경제를 포함한 모든 것이 정치화된 탓에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옳은 말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차근차근 용기를 가지고 올림픽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정치이슈와 경제 불경기로 에너지가 많이 침체된 평창 동계올림픽이지만 우리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반드시 내년 2월 개막하는 우리의 축제에서 4차 혁명물결을 이끄는 첨단기술이 상용화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 IoT,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서비스가 관광객과 각국 선수단에게 소개되고 경험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증강현실 기반의 길안내 서비스와 AI기반의 자동 통번역 서비스 뿐 아니라 경기정보 수집과 관람객 안전관리, 5G 통신망 기반의 VR 경기 중계에 있어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브랜드를 알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인공지능, 딥러닝, 데이터 맵 등 신기술이 적용된 지능형 전자정부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2017년 자원봉사 캠페인을 추진하여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 각국의 올림픽 개최목표는 단순한 경기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영에 있지 않다. 지역경제와 수출 다변화, 국가브랜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활용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평창 올림픽도 체험하고 즐기는 실감 올림픽이자 4차 혁명물결의 콘텐츠가 되는 지능형 서비스를 오감(五感)으로 느끼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100여개국 선수, 관광객 등 100만여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 평창올림픽은 우리 사회에 다시 일어나서 태극기를 달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해줄 희망의 등불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의 혼란스러운 사회이슈와 정치프레임에 편승해 허투루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 지난 20년간 ICT 강국 KOREA의 면모를 개도국과 세계인에게 전수한 에너지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50년 미래를 밝힐 새로운 비즈니스 브랜드가 탄생하는 축제의 장으로 올림픽을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ICT 기반의 개방형 공유경제 플랫폼 구축과 스마트 재난 및 안전관리 서비스, 지능형 수송 및 물류 서비스 등에 대한 잘 짜여진 기술력 과시가 필요하다.
중국의 굴기하면 우리는 군사분야를 상상하곤 한다. 지금 중국은 군사분야 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무서운 굴기를 지속하고 있다. 거인이 몸을 일으키는 과시적 움직임을 우리는 내우외환의 시기라 나중에 몰랐다고 미처 못 봤다고 변명만 할 것인가?
국가지대사인 평창올림픽에서 첨산산업과 평화이니셔티브에 대한 굴기를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정면승부에 나서야 할 것이다.
평창굴기를 통해 분단의 상황에도 평화적이고 항구적인 한강의 기적을 이어가고 있는 민족, 아직도 첨단산업 분야에 눈부신 기술력을 보유한 대한민국 코리아의 위상을 세계인이 인정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