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방명석
〔국장칼럼〕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중동의 긴장 고조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맞물리며 에너지 안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밝힌 “오는 5월까지 7,462만 배럴 원유 확보” 계획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선다. 이는 철저한 사전 대응과 국가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하는 상징적 성과다.
원유는 국가 경제의 혈액과도 같다. 단 하루만 공급이 흔들려도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고, 서민 생활 역시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안정적인 원유 확보는 곧 물가 안정, 산업 유지, 그리고 국민 불안 해소로 직결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많이 확보했다”는 양적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시기와 타이밍이 핵심이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은 정책 판단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위기가 닥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이전에 대비하는 ‘선제적 국가 운영’의 전형적인 사례다.
더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과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에너지 확보는 외교, 산업, 금융이 복합적으로 얽힌 고난도의 정책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확보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내부의 유기적 협력과 전략적 기획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이 중심에 비서실의 조율 능력이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수치 발표에 의미를 축소하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확보된 물량’ 자체가 곧 국민을 안심시키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두려워한다. 반대로, 명확한 계획과 수치는 시장과 국민에게 신뢰를 제공한다.
이번 원유 확보는 경제 정책의 성과일 뿐만 아니라, 국가 리더십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 삶에 영향을 주는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결국 국정 운영의 핵심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성과는 “위기를 관리하는 정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위기를 예측하고 선제 대응하는 정부”로의 진화를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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