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문제는 연예인의 부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전달하는 언론의 보도 방식이다. 정확한 사실 확인보다 자극적인 숫자와 제목을 앞세우는 이른바 '카더라 저널리즘'이 사회의 가치관을 왜곡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깊은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포털을 장식하는 연예인 빌딩 투자 기사를 보면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 '몇 년 만에 수백억 시세 차익', '빌딩 투자 대박'이라는 제목은 넘쳐나지만, 정작 그 수치가 어떤 근거에서 산출됐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등기부등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익명의 부동산 관계자나 시장의 추정치를 그대로 받아쓰는 사례도 적지 않다.
더욱이 취득세와 재산세, 중개수수료, 법인 운영비, 공실 위험, 유지·보수 비용, 그리고 고금리 시대의 막대한 금융비용은 기사에서 쉽게 사라진다. 투자에는 언제나 수익과 위험이 공존하지만, 독자들에게는 오직 '수백억 원의 시세 차익'이라는 결과만 반복적으로 소비된다.
이러한 보도는 단순한 연예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언론이 의도했든 아니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왜곡된 환상을 만들고, 일부에서는 시세 부풀리기와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효과까지 낳는다. 언론이 사회적 감시자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홍보 창구처럼 기능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기사들이 서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다. 오늘도 수많은 직장인과 소상공인은 치솟는 금리와 강화된 대출 규제 속에서 내 집 마련의 꿈조차 미루고 있다. 성실하게 일하며 법을 지키는 것이 더 이상 희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사회 곳곳에 번지고 있다.
반면, 유명인의 높은 신용도와 법인을 활용한 대규모 금융 조달 사례는 충분한 설명 없이 '성공한 재테크'로 소비된다. 물론 이러한 투자 역시 제도 안에서 이루어진 합법적인 경제활동이다. 그러나 언론은 그 구조와 위험, 금융비용, 투자 실패 가능성까지 함께 설명하기보다 성공 사례만 반복적으로 조명한다. 이는 자산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노동보다 투기가 더 큰 보상을 받는다는 왜곡된 인식을 사회에 심어줄 수 있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公器)다.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보도가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고민해야 할 책임이 있다. 조회수와 클릭 수를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반복 생산하고, 검증되지 않은 추정치를 확대 재생산하며 극단적인 성공 사례만 부각하는 보도는 결국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황색 저널리즘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억울한 피해를 입는 이들은 따로 있다. 정식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고 관련 법령을 준수하며 지역사회에서 성실하게 영업하는 대다수의 공인중개사들이다. 일부 부동산 투자업체와 무자격 중개행위, 허위·과장 광고가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일반 국민들은 공인중개사와 투기성 투자업체를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결과 정직하게 일하는 공인중개사들까지 불신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은 수십억, 수백억 원의 투자 성공 사례만 집중 조명하지만, 실제로는 오랜 무명 생활과 생계의 어려움을 견디며 꿈을 향해 노력하는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생이 훨씬 많다. 극소수의 성공 사례만 부각하는 보도는 현실을 왜곡하고 대중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부 불법 부동산 투자조직과 이른바 '떴다방'식 영업이다. 실체가 불분명한 부동산 개발회사나 투자회사를 내세워 과장된 수익을 약속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해 서민들의 재산을 노리는 사례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의 무분별한 광고와 허위 홍보는 부동산 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성실한 공인중개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정직하게 법을 지키며 영업하는 전국의 수많은 공인중개사들은 이러한 불법 행위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같은 잣대로 평가받으며 신뢰와 명예를 잃는 이중의 피해를 겪고 있다.
언론이 진정 시장의 건전성을 생각한다면 극소수의 성공 신화나 자극적인 투자 사례를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오히려 불법 투기조직과 허위·과장 광고, 무자격 중개행위의 실태를 적극적으로 취재하고 감시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질서를 확립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공인중개사의 명예를 지키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다.
필자 역시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화려한 빌딩 숲 뒤에는 보증금 몇 백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이 있고, 월세를 걱정하며 새벽부터 일터로 향하는 가장이 있다. 언론이 진정 바라봐야 할 곳은 화려한 건물의 옥상이 아니라 그 건물의 그림자 아래에서 묵묵히 삶을 이어가는 평범한 국민들이다.
조회수는 잠시지만, 언론의 신뢰는 오래 남는다. 이제 언론은 '카더라'가 만든 빌딩 신화를 소비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실 확인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야 말로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 사회가 언론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