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작년 의령서 자전거 몰던 경감
▲내리막길서 속도 못 줄여 충돌
▲송치 후 반년간 기소 안 돼 장기화
▲숨진 60대 여성 유족 “처벌 촉구”
〔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방명석 기자〕 현직 경찰관이 몰던 자전거에 치여 60대 여성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자, 유족들이 가해자에 대한 조속한 기소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남겨진 유족들은 중증 장애인들로 가장이었던 고인이 떠나고 난 이후 열악한 생계 환경에 놓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족 측은 최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를 받는 경남 지역 경찰관 A(경감) 씨에 대한 엄벌과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창원지검 마산지청에 제출했다.
A 경감은 지난해 9월 11일 오후 7시 17분께 자전거를 타고 의령군 부림면의 한 이면도로를 지나다가 주택 대문을 나서던 B(당시 63세) 씨를 충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사고 직후 뇌출혈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다가 열흘 만에 사망했다.
사건을 조사한 함안경찰서는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A 경감에게 전방 주시 소홀 및 제동장치 조작 미숙 등 과실 책임이 있다고 판단, 지난해 12월 불구속 송치했다.
도로교통공단 분석에 따르면 당시 A 경감은 내리막길에서 시속 19.1㎞로 주행 중이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중간에 담당 검사가 한 차례 바뀌는 등 송치 후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9개월이 지나면서 가족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숨진 B 씨는 그동안 뇌경색으로 편마비 장애를 앓는 남편과 지체 장애가 있는 아들을 홀로 돌보던 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진정서를 통해 “가정의 중심이었던 어머니의 사망 이후 남겨진 장애인 가족이 극심한 생활고와 정신적 고통 속에서 지옥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현직 경찰 공무원의 비인도적인 처신을 엄중히 살펴 신속히 사건을 마무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들은 또 “가해자가 가끔 찾아와 음료수 하나 던져 놓고 1분도 안 돼 자리를 뜨는 형식적인 방문을 사과라고 하고 있다”며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참담함 속에서 버티고 있는데, 재판이라도 시작되어야 가해자의 처벌도,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구제책도 마련되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전문 기관인 도로교통공단과 국과수 감정에서 모두 과실이 입증됐음에도 기소가 지연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형사 재판이 시작되어야 합의나 민사 배상 등 후속 피해 구제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은 지난해 말 검찰에 송치됐지만 보완 수사를 요청해 경찰 보완 수사가 끝난 지난 3월 말에야 정식으로 검찰 수사를 시작했다”며 “아직 검토해야 할 내용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건은 어느덧 검찰 송치 이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시간은 사고 당일에 멈춰 있다. 가장을 잃은 슬픔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지만, 법의 판단이 지연되면서 생계와 피해 회복마저 멈춰선 현실은 또 다른 고통이 되고 있다. 특히 장애를 가진 가족들이 하루하루 생존의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절차 역시 불필요한 지연 없이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수사의 충실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충분한 조사와 합리적인 판단이 전제된 이후에는 사법절차 역시 적정한 시기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기소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형사재판을 통한 책임 규명은 물론,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와 민사상 손해배상 등 후속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겨진 유족들이 바라는 것은 특별한 특혜가 아니라 법이 정한 절차가 제때 진행되는 일이다. 검찰이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에 따라 조속히 결론을 내리고, 형사절차가 신속하게 이어져 유족들이 최소한의 피해 회복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