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에게)
시인 이영하
붉은 물결이 다시 일어난다.
한 세대를 뛰어넘어
가슴속 깊이 잠들어 있던
2002년 여름의 함성이
다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그때 우리는 불가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을 넘어섰고
이탈리아를 넘어섰으며
스페인을 넘어 마침내 세계 4강이라는
기적의 문을 열었다.
광장은 붉게 물들었고
대한민국은 하나의 심장이 되어
밤새도록 뛰었다.
"대~한민국!"
그 함성은 축구를 넘어
국민의 자존심이 되었다.
세월은 흘렀다.
그러나 꿈은 늙지 않았다.
16강의 감동도 있었고, 좌절의 시간도 있었지만
태극전사들은 묵묵히 다음 세대를 준비해 왔다.
이제는 유럽의 수많은 리그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당당히 주전으로 뛰고 있다.
세계가 한국 축구를
존중의 눈으로 바라본다.
참으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새로운 규칙,
더 빠른 경기,
더 복잡한 전술 속에서도
그대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체코전 2대1 승리로
희망의 불씨를 살려낸
그대들의 투혼을
우리 국민은 똑똑히 보았다.
이제 멕시코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태극기를 가슴에 품은 순간
선수들은 이미
대한민국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승리하라.
그러나 결과보다 먼저 끝까지 뛰어라.
포기하지 마라.
한 발 더 뛰어라.
한 번 더 일어나라.
우리 국민은 골보다 먼저
그대들의 땀을 사랑한다.
승리보다 먼저 그대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저 푸른 경기장 위에서
열한 명이 뛰고 있지만
사실은 오천만 국민의 심장이
함께 달리고 있다.
붉은 악마의 함성이
대서양을 건너고 태평양을 건너
그대들의 등 뒤에
거대한 날개가 되기를.
그리고 다시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외치기를.
"대~한민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그 함성이 멕시코의 골망보다 먼저
그대들의 가슴을 흔들기를.
그리고 또 하나의 여름을
우리 모두의 자랑으로 남기기를.
<시작 노트>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한 나라의 꿈과 희망, 자존심이 함께 뛰는 거대한 무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감동은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 체코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최선을 다할 태극전사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믿고 응원하는 국민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의 시이다. 승패를 넘어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 축구의 가장 큰 힘임을 노래하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