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니피언시대를 읽는 깊이 있는 통찰, 사회를 변화시키는 지성의 목소리

에너지 컨트롤타워, 울산이 답이다

  • AD 내외매일뉴스
  • 조회 14
  • 2026.09.05 20:39
           ▲ 송성용 울산 취재본부장
 
 
〔기자 수첩〕
 
정부가 공공기관 통·폐합을 포함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울산이 또다시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통합 기관인 가칭 ‘에너지자원공사’의 울산 유치를 위해 울산시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보는 기자의 입장에서 이번 유치전은 단순히 공공기관 하나를 울산으로 가져오는 지역 간 경쟁으로만 바라볼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이번 기회는 대한민국의 에너지 공급망을 어디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의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울산은 이미 그 답에 가까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이 울산에 자리하고 있고, 정유와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간산업이 집적돼 있다. 여기에 석유비축기지와 LNG·석유제품을 저장하고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터미널, 국가 에너지 물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울산항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와 암모니아, 부유식 해상풍력 등 미래 에너지산업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를 단순히 저장하는 도시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외에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국내로 들여와 저장한 뒤 정유와 석유화학산업에서 활용하고, 항만을 통해 다시 국내외로 운송하는 에너지산업의 전 과정이 울산이라는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수소와 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산업까지 더해진다면 울산은 과거의 석유화학 중심 산업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에너지 협력도 울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이미 울산 비축기지에는 사우디아람코와의 국제공동비축 계약을 통해 사우디산 원유가 저장되고 있다. 이는 울산이 단순한 에너지 소비지역이 아니라 세계적인 산유국과 직접 연결되는 국가 에너지 안보의 거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울산은 에너지자원을 소비하는 도시가 아니라 해외 에너지자원의 확보에서부터 국내 도입과 저장, 산업적 활용, 항만 물류, 그리고 미래 에너지 전환까지 연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에너지산업 기반을 갖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울산시민들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의 울산 유치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울산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최전선에서 산업과 에너지를 책임져 왔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석유와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자동차와 선박을 만들며 대한민국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국가 경제를 위해 울산이 감당해 온 역할과 희생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을 결정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기관이 울산에 자리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물론 공공기관의 통합과 본사 이전은 정부가 국가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어느 특정 지역의 요구만으로 결정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어느 지역이 에너지자원의 확보와 저장, 운송, 산업적 활용을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세계 에너지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어느 지역이 가장 적합한지를 따져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울산은 단순한 지역적 명분이 아니라 산업과 인프라, 물류와 에너지 수요가 결합된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울산시민의 바람은 거창하지 않다. 그동안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역할을 해온 울산이 이제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심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을 책임져 왔다면 대한민국 에너지의 컨트롤타워 역시 울산에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시민들의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가칭 ‘에너지자원공사’의 울산 유치는 단순한 공공기관 유치사업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울산의 미래를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경쟁력과 국가 에너지 안보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다. 해외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고 국내로 들여와 저장하고 산업현장에서 활용하며 항만을 통해 운송하고, 나아가 수소와 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로 전환하는 모든 과정이 연결될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울산이라는 사실을 정부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제 울산시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지역 정치권과 산업계,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힘을 모아야 한다. 정파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울산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라는 큰 틀에서 이번 유치전에 접근해야 한다. 특히 정부 역시 이번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취지가 단순한 기관 통합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면,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부터 판단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는 국가의 생명줄이다. 그 생명줄을 관리하고 미래의 에너지산업을 설계할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둘 것인지는 결코 가볍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으로 성장해 온 울산이 이제 대한민국 에너지의 심장이 될 수 있도록, 가칭 ‘에너지자원공사’의 울산 유치가 반드시 현실로 이어지기를 울산시민과 함께 간절히 기대해 본다.
 
〔mailnews7114@gmail.com〕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