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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시인의 감성 시집 ‘영혼의 날개로’를 펼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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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9
  • 2026.07.14 17:03
 
〔편집국장의 시향(詩香)〕
 
 
 
영혼의 날개로, 삶을 건너온 한 사람의 시가 되다.
 
 
좋은 시는 언어를 먼저 만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삶을 먼저 만난다.
 
 
이영하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영혼의 날개로』**를 펼치는 순간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아름다운 시어가 아니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한 인간이 평생 걸어온 시간의 깊이다. 조국의 하늘을 지키기 위해 전투기의 조종간을 잡았던 뜨거운 청춘과 국가안보를 책임졌던 무거운 사명, 외교관으로 세계를 누비며 평화와 국익을 위해 헌신했던 긴 세월이 어느새 그의 언어 속에 스며들어 단순한 문장이 아닌 삶의 결이 되었고, 그 결 위에서 피어난 시편들은 화려한 수사를 앞세우기보다 침묵 속에서 길어 올린 진실과 절제의 미학으로 독자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린다.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애를 한 줄 한 줄 옮겨 적는 사람이라는 말을 이 시집을 읽으며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는 한 자 한 자에 혼을 새기듯 언어를 다듬고, 한 행 한 행 생명을 불어넣듯 시를 빚으며, 시어 하나하나에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세월이 가르쳐 준 인내를 담아낸다. 그래서 그의 시는 종이 위에 적힌 글자가 아니라 삶이 되고, 문장이 아니라 숨결이 되며, 읽는 순간보다 책장을 덮은 뒤 더 오래 독자의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생명이 된다.
 
 
이번 시집 **『영혼의 날개로』**라는 제목 또한 단순한 상징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높이 날기 위한 날개가 아니라 다시 사람에게 돌아오기 위한 영혼의 날개이며, 누구보다 높은 하늘을 날았던 한 사람이 마침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의 아픔을 품고 위로를 건네기 위해 펼친 사랑의 날갯짓이다. 전투기의 날개가 조국을 지키는 힘이었다면 이제 그의 영혼의 날개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 안는 문학이 되었고, 그 조용한 비행은 독자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오래된 그리움과 희망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특히 시집 제3부 마지막에 수록된 「하늘과 땅, 하나의 충성」은 이 시집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만하다. 예비역 중장이 된 지금도 후배 장병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조국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이 시의 행간마다 살아 숨 쉰다. 군복을 벗었다고 사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인이 지켜온 신념이 이제는 시인의 언어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육군과 공군, 하늘과 땅, 병과를 넘어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는 전우애와 국가를 향한 책임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동체와 헌신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그의 시에는 절망을 과장하는 비명도 없고 희망을 강요하는 목소리도 없다. 대신 긴 세월을 묵묵히 견디며 얻은 품격 있는 침묵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용서와 책임, 사랑과 기다림이 잔잔한 강물처럼 흐른다. 그래서 독자는 위로를 받았다는 감정보다 어느새 자신의 삶을 천천히 돌아보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이영하 시가 가진 가장 큰 힘이며, 한 편의 시를 읽고 나면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맑아지고 따뜻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인은 원고지에 글자를 남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애를 한 자 한 자 새겨 후세에 전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수많은 하늘을 날며 조국을 지켰던 그의 비행은 이제 사람의 영혼을 향한 문학의 비행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 긴 여정 끝에 우리 앞에 놓인 **『영혼의 날개로』**는 한 권의 시집을 넘어 한 인간이 평생 지켜온 신념과 책임, 사랑과 희망을 오롯이 담아낸 삶의 기록이자 영혼의 자서전이 되었다.
 
 
"시는 언제나 제 삶보다 한 걸음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뒤처진 적은 없었습니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시인의 고백이 아니다. 평생을 사명으로 살아온 한 인간의 생애를 가장 아름답게 압축한 문학적 선언이다. 삶보다 늦게 찾아온 시는 결코 늦지 않았다. 가장 필요한 순간 독자의 마음에 도착해 상처를 어루만지고, 메마른 영혼에 작은 불빛 하나를 밝히며, 우리가 끝내 잃지 말아야 할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삶에 대한 사랑을 다시 일깨워 준다.
 
 
필자는 언론인으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시집을 만나왔지만 모든 시집이 오래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혼의 날개로』**는 책장을 덮는 순간 비로소 시작되는 시집이다. 한 번 읽고 지나가는 작품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의미를 건네고, 삶의 고비마다 다시 펼쳐 보게 되는 드문 시집이다. 그것은 한 권의 시집을 읽었다는 기억을 넘어 한 사람의 고결한 인생을 만났다는 감동으로 남고, 한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낸 한 인간이 자신의 모든 시간을 시라는 언어에 녹여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영하 시인의 『영혼의 날개로』는 시를 읽는 즐거움을 넘어 인간을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하는 시집이다. 한 자 한 자 혼을 새기듯 빚어낸 그의 시어들은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영혼의 날개가 되어 조용히 날아오르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은 울림으로 우리 곁에 머물 것이다. 좋은 시는 읽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오래도록 살아 숨 쉰다. 『영혼의 날개로』는 바로 그런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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