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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노는 韓-美-日…’무슨 일’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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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9.09.01 12:00
                    정창수 (논설위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파기에 대해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we will see)”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4일 동해상으로 신형 대구경 방사포 2발을 발사한 것은 22일 지소미아 파기 이후 첫 도발이다. 더구나 김정은이 최근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훈련 종료 시 미사일 발사도 없을 것”이라고 한 약속도 깬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에 이어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면서 한-미-일 3각 안보 체제가 도처에서 흔들리고 있다.
 
한일 간 공조는 사실상 실종됐다. 서로 경쟁하듯 발사 상황을 발표하면서, 상대방이 주는 군사 정보에 대한 유효성 공방까지 벌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라며 또다시 도발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미-일의 대응은 제 각각이었다. 일본 정부는 24일 오전 7시10분 우리보다 26분 앞서 북 발사 사실을 서둘러 발표했다. 지난 7월25일 이후 6번의 북 미사일 도발 때마다 우리가 먼저 발표했던 것과 달랐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독자적 정보력을 과시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 도발에 대한 한-미-일 간 정보 교환과 공동 대응 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소미아 파기 후 북한이 한-미-일 대응 체제를 시험하고 간극을 벌리기 위해 던진 도발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현 정부 들어 일본이 제공한 정보는 단 한 건도 의미 있는 게 없었다.”며 지소미아의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미사일 테스트를 좋아한다”며 “북이 어떤 합의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아베 일본총리는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다른 평가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그간 ‘지소미아 연장을 바란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일본은 24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사실을 먼저 공개한 뒤에도 우리 정부에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외교 소식통은 “우방인 한일이 적성국처럼 상대를 믿지 못하고 상호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 보복을 다시 안보 공조 파기로 되갚는 모습을 보였다. 봉영식 연세대 교수는 “우리도 분리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며 “더욱이 일본보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안보 공조를 건드린 것은 패착”이라고 했다.
 
한-미-일 3각 안보를 거부한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 스스로 미국의 방위선 밖으로 한 발을 내민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은 ‘김정은 모시기’ 한 가지밖에 없다.
 
남북 관계만 잘 굴러가면 한반도 운전석에 앉아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도 우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뚫은 북은 대놓고 우리를 따돌리고 있다. 트럼프도 대북 협상의 성과를 독차지하기 위해 한국의 중재를 성가셔한다.
 
김정은은 효용가치가 떨어진 문 대통령을 향해 “겁먹은 개” “삶은 소대가리” 막말 모욕도 서슴지 않는다.
 
한-일이 충돌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하는 합동 작전을 벌였다.
 
지소미아 파기사태에 쾌재를 부르고 있을 중국과 러시아가 다음엔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영향권을 넓히려 들지 모른다.
 
이 심각한 사태를 자초한 이 정부에는 ‘외교’ 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외교를 누가하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특히 이번 북한 도발은 지소미아 파기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한미동맹 균열, 나아가 동북아 안보 구도의 혼란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연결고리가 끊기는 상황을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확충하면서 향후 북-미 협상에서 몸값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다.
 
한미일은 이번 도발에 제각각 결이 다른 대응을 보여 북한의 노림수가 먹혀 들었음을 드러냈다.
 
이런 한일 간 외교 실종 사태는 당장 28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시행과 함께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대립을 심화시킬 것이다.
 
당면한 동북아 최대 현안 앞에 한일 갈등과 한미 균열을 방치할 수는 없다. 최고조의 위기인 한-일,한-미 관계 복원 외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문 정부 2년 만에 안보는 뿌리에서부터 흔들린다.
 
주변의 친구들은 멀어지고 적대 세력들은 함부로 우리를 흔들어댄다.
 
그런 가운데 세계10위권의 나라 경제는 빠른 속도로 위기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나라 사정이 이런데도 국정책임을 진 이 정권은 아집뿐이다. 트럼프의 말대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jcs-13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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