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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역사에 죄짓는 일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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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9.04.05 21:51
천상기 본지 주필/ 경기대 초빙교수/언론학/한국신문방송편집인클럽 고문
 
‘내로남불’이나 염치 없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이제 ‘기회는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문 정부의 구호는 한낱 우스갯소리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가 온 국민의 평생을 책임지겠다며 ‘포용국가론’을 제시했다. 정부가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지갑도 채워주겠다고 약속했다. 경쟁에서 이기려 애쓸 필요도, 좋은 학교에 가려 고생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환상적인 비전이었지만 허언임이 드러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저소득층 지갑은 더 얇아졌다. 성장 활력이 사라지면서 약자들이 성공할 기회는 더욱 쪼그라들었다. 소득 주도 성장이 서민경제를 박살내고, 최저임금 인상이 빈곤층을 실업자로 만들었다.
 
잘못 설계된 정책 오류의 부작용이 저소득 서민층에게 집중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정부는 국민에게 부동산 재테크를 하지 말라고 했다. ‘투기와의 전쟁’ 운운하며 “사는 집 아니면 파시라”고 겁주었다. 그러면서도 고위 공직자 중엔 다 주택자가 넘쳐나고 위장 전입과 ‘갭 투자’가 다반사였다.
 
어떤 장관은 집 5채를 보유 중이고, 어떤 장관 후보는 재개발 딱지로 15억원을 버는 수완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집 3채가 문제될 것 없다고 했다.
 
이 정부는 학벌주의를 없애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청와대 수석에서 전교조 출신 교육감까지, 수많은 공직자가 자녀를 외고.자사고에 넣고 미국에 유학 보냈다.
 
자기 자식만 엘리트 교육을 받게 하고 남은 못 하게 막겠다는 심보와도 같다. 서민 정당임을 자처하는 민주당 의원의 재산은 평균 38억원에 달했다. 부의 축적을 죄악시하면서 자기들은 거액의 재산을 모았다. 놀라운 위선이고 내로남불이다.
 
정작 권력층과 그 주변은 정권의 허언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더 열심히 집 사고 재개발 딱지 사고 자녀에게 엘리트 사교육 시키는 데 몰두했다.
 
수많은 청년이 공무원 시험의 로또 같은 확률에 청춘을 바치는 동안, 권력층 자제들은 명문학교, 해외유학을 거쳐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화려한 성공 코스를 밟았다.
 
무모한 정책으로 자영업자와 영세상인들을 망하게 해놓고, 자기들은 온갖 부정한 부동산 재테크로 재산을 불려가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에겐 정부만 믿고 있으라고 한다. 약자와 청년들을 영원히 가난의 굴레에 가둬놓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정권의 통치는 ‘분노의 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야당 시절 그들은 약자들에게 “왜 분노하지 않는가”라고 부추겼다. 보수 체계의 성공 프레임을 거부하고 저항해서 판을 뒤엎자고 촉구했다. 청년들에겐 ‘노오력’(노력을 비아냥대는 말)을 때려치우라고 했다. 스펙 쌓으려 헛고생말고 시위에 나서라고 했다.
 
그들 뜻대로 ‘촛불 혁명’이 일어나 좌파가 권력을 잡았다. 이념 지형이 뒤집혔지만 약자들 삶은 더 나빠졌다. 나아지기는커녕 힘없는 사람이 더 힘들어지고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세상이 펼쳐졌다.
 
검증 실패 책임론에 대한 청와대 수석의 항변은 정권의 도덕성이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지 좌표를 찍어준다. “집 3채가 흠이냐”고 했다. 흠이 된 것은 집 때문이 아니라 정권의 도덕적 이중성 때문이다.
 
이 정권은 보통사람의 집 3채를 흠으로 보고 규제했다. 그런 규제를 담당하는 장관 후보자의 집 3채는 당연히 흠이다.
 
‘권력에 의한 위선의 폭주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 하지만 청와대는 자신의 도덕적 이중성을 합리화하고 세상의 비판을 ‘도덕적 이중 잣대’로 돌파하려고 한다. 과거를 들춰내 남을 공격함으로써 허물을 묻으려 한다.
 
문 정부는 공무원 17만명 증원을 밀어붙여 향후 30년간 지급해야 할 급여가 327조원에 이르고 그들이 퇴직 후 받아갈 연금이 92조원에 달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추락한 나라에서 이 돈을 누가 내나. 도저히 불가능하다. 5년 정권이 포퓰리즘으로 미래세대를 약탈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들을 불행의 나락으로 모는 길로 가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바로 그렇다. 권력자들이 자기들은 갖은 수단 다 동원해 축재하고 이익을 챙기면서 다른 사람에겐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한다. 보통 사람이 돈 벌고 성공할 기회를 막아놓고 자기들은 온갖 편법과 변칙,꼼수를 서슴지 않고 있다.
 
전 정권 검증부실 의혹에 대해서는 6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처벌하겠다면서 현 민정수석의 거듭된 인사참사 문책은 논의조차 않았다는 것이다. 남에겐 서릿발 같고 자신에겐 한없이 너그러운 이 정권의 ‘내로남불’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sk102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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