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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CVID…북 핵폐기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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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8.06.17 20:18
 
         천상기 경기대 초빙교수/ 언론학/한국신문방송편집인클럽 고문
 
트럼프, CVID 빼놓고 ‘한미훈련 중단’
 
“값비싼 ‘전쟁게임’ 중단… 언젠가 주한미군 미국으로 돌아오길 원한다”
 
“괌 에서 6시간 날아와 훈련…돈 정말 많이 들고 도발적”
 
 
“CVID는 핵심 의제 아니었고 시간 없어 못 담았다” 그 동안 CVID 숱하게 외치더니 2005년 9.19합의보다 후퇴했다.
 
“주한미군 빼고 싶다, 지금은 아니다” 핵 포기 대가로 철수 꺼낼 듯. 북이 핵무기 포기할 뜻이 없다는 걸 다시 확실하게 했다.
 
비핵화 한마디 안 한 김정은에 ‘한미훈련 중단’ 안겨줬다.
 
“북한 뜻 99% 반영한 사기극” “한미동맹에 중대한 위협…북, 결국 핵 보유국 인정 받을 것”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70년 만에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는 오늘 주제의 핵심이 아니었다”며 “시간이 없어서 공동성명에 다 담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이 핵심의제로 강조해온 CVID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시간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정은은 ‘판문점 선언’ 때와 마찬가지로 비핵화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비핵화 논의를 과거처럼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서 제재 해제 등을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북 협상 결과에 따라 추후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완패’라고 입을 모았다. “협상의 달인이라던 트럼프가 완패했다” “사기 당했다”는 혹평도 나왔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가치와 연합훈련의 정당성을 부정했다”며 “한미동맹은 해체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의중이 99% 반영된 희대의 사기극”이라며 “공동성명 내용을 보면 구속력을 부과할 만한 게 없고 원칙차원의 얘기만 들어있다”고 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CVID를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며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면 한미연합사의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에 미군은 자연히 감축될 것”이라고 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공동성명엔 검증 가능한 비핵화란 말도 비핵화 시한도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까지 거론한 건 그야말로 폭탄발언”이라고 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에 취해서 너무 오버했다”며 “미국에 돌아가서 여야 모두에게 맹공을 당하면 갑자기 합의 자체를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전문가와 언론도 “충격적이다”란 비판을 내놓았다.
 
CNN은 “북한은 매년 한미군사훈련을 ‘미국의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고 자신들의 핵무장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아왔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이어 궁극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까지 밝힌 트럼프의 기자회견 내용은 미국의 수십년 된 아시아 정책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미군전력의 철수 가능성을 놓고 큰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CNN방송에 출연해 “정상회담은 비핵화의 끝이 돼야지 시작이 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뜻이 없다는 것을 봤고 북한은 그것을 확실하게 했다”고 했다.
 
“놀라운 도박으로 벼랑 끝 전술의 사이클 끊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한미훈련 중단 결정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실수이며 나쁜 협상전략”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훈련을 ‘도발’이라고 지칭함으로써 중국과 북한의 선동을 앵무새처럼 흉내 내는 것은 우리의 안보와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 동안 신속한 일괄(all-in-one) 이행을 강조해 왔다.
 
그래서 ‘6개월 내 핵 반출, 이어 2년 내 핵 폐기 완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미.북회담을 계기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비핵화’로 나아가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동시 행동’원칙에 가까워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완전한 비핵화의 시한은 크게 늦춰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자신들의 당면한 위협인 ICBM 폐기에 집중하다 비핵화 완료는 뒷전으로 밀어 놓을 수 있다는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한도 없이 북한에 맡겨둘 순 없다.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마냥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미.북 후속 협상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sk102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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