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민선 9기, 지방자치의 꽃을 다시 피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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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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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
 
〔국장 칼럼〕
 
 
오늘 7월 1일,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민선 9기의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들은 앞으로 4년간 지역의 미래와 주민의 삶을 책임질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았다. 민선 9기의 출범은 단순한 권력의 교체가 아니라 주민과의 새로운 약속이며, 지방자치가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이자 풀뿌리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그 중심에 있는 지방의회는 주민이 직접 선출한 대표기관으로서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주민의 혈세가 올바르게 사용되는지를 확인하는 민주주의의 핵심 축이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권한을 행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견제하고 주민의 권익을 지키는 데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하고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지방의회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를 통해 지방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방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 주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한 것도 지방의회의 중요한 성과이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국민의 신뢰만을 받아온 것은 아니다. 일부 지방의원들의 갑질과 폭언, 음주운전, 폭행, 이해충돌, 부적절한 처신 등 크고 작은 일탈은 반복적으로 언론에 보도되었고, 문제 발생 이후에도 자발적인 책임보다 여론이 악화된 뒤에야 사과와 해명이 이어지는 모습은 주민들의 실망을 더욱 키웠다. 이러한 일탈은 특정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의회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번 민선 9기 지방선거 역시 지방정치가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일부 후보들의 음주운전과 폭행, 사기 등 공직 후보로서의 자질 논란이 이어졌고, 정책 경쟁보다 정당 중심의 선거와 지역주의 정치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특히 중앙당과 시·도당의 공천권, 그리고 지역구 정치조직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공천 구조 속에서 일부 지방의원들이 주민보다 공천권자의 눈치를 살피는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제는 이러한 정치문화와 결별해야 할 시점이다. 줄 세우기 정치와 편 가르기 정치는 더 이상 지방자치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지방의회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관이 아니라 주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며, 기초의원부터 광역의원에 이르기까지 가장 먼저 바라봐야 할 대상은 공천권자가 아니라 주민이어야 한다. 주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과 지역의 미래를 위한 의정활동이야말로 지방의원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그것이 주민이 부여한 권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선진 민주국가의 지방의회는 권한보다 책임을 먼저 이야기한다. 영국은 엄격한 윤리규범과 이해충돌 방지 제도를 통해 지방의회의 신뢰를 지키고 있으며, 독일은 철저한 예산 통제와 주민 중심의 토론 문화를 정착시켰다. 북유럽 국가들은 정보공개와 주민참여를 확대해 지방의회가 주민의 신뢰를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도록 만들었다. 권한은 책임 위에서만 정당성을 얻는다는 사실을 선진국의 지방자치는 이미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일부 지방의원들의 반복되는 일탈이 지방의회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지방의회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한다면 결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견제 장치가 약화되고, 지방자치의 근간마저 흔들릴 수 있다. 지방의회의 실패가 곧 지방자치의 실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것은 지방의회의 축소가 아니라 지방의회의 혁신이며, 권한의 확대가 아니라 책임의 강화이다.
 
민선 9기의 출범은 지방의회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주민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권한도, 더 큰 특권도 아니다. 주민의 눈높이에서 봉사하고,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하며,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지역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책임 있는 지방의회이다. 이제 중앙정치와 지방정치 모두 국민이 바라는 깨끗하고 품격 있는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정치에는 미래가 없으며, 신뢰를 회복한 정치만이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한 선진 민주주의로 발전시킬 수 있다.
 
민선 9기의 오늘이 지방자치의 꽃을 다시 피우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방의회는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주민을 대신해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공천권자가 아니라 주민을 바라보고, 줄 세우기가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하며, 편 가르기가 아니라 통합으로 지역사회를 이끄는 지방의회가 될 때 비로소 지방자치는 더욱 굳건해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다.
 
"민선 9기의 성공은 더 많은 권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책임에서 시작된다. 공천권자를 바라보는 정치가 아니라 주민을 바라보는 정치, 줄 세우기와 편 가르기가 아닌 정책과 품격으로 경쟁하는 지방의회가 될 때 비로소 지방자치의 꽃은 다시 피어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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