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미래 원천기술 등의 연구개발(R&D) 등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예산이 조속히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수보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 10월29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으로 미뤄졌고 문 대통령이 보고의 질을 대폭 높일 것을 주문해 열리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예산 국회 심사에서 청년 일자리 예산이 6,000억원 감액된 것이 아쉽지만 대체로 정부안이 유지됐다. 기획재정부의 수고가 컸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올해 ‘세수 풍년’으로 국가부채 비율이 낮아진 점도 강조했다. 그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국채 4조원을 조기 상환한다”며 “정부 주도로 적자부채를 조기 상환하는 첫 사례이며 상환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에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그는 “상설협의체 결과로 근로장려금 확대, 소상공인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며 “협치의 좋은 성과를 보여준 국회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월 국회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이 안 되는 것과 관련해 “국회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지만 이번에는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기초연금법, 아동수당법, 데이터경제 3법, 의료기기 산업법, 지방일괄이양법,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 달성을 위한 법안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유치원 3법도 해를 넘기지 말고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김규식 선생은 1948년 최초의 남북협상에 참여한 후 ‘이제 남의 장단에 춤출 것이 아니라 우리 장단에 춤을 추는 것이 제일이다’고 했다”며 “이 말에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가는 원칙과 방향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하는 것보다 우리가 ‘운전대’를 잡고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와 함께 걸어가되 우리가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