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흑돼지 명품 브랜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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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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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장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얼마 전 한 컨설팅업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애플, 아마존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이 전년보다 한 단계 더 오른 6위를 차지했다.
 
 
브랜드는 제품의 생산자나 판매자가 다른 상품과 차별화를 위해 사용하는 이름이나 상징물을 의미한다. 상품의 특징을 쉽게 전달하면서도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에 많은 영향을 준다.

 

현대사회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각종 브랜드에 파묻혀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브랜드는 그 제품만의 고유 특징, 즉 소비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지녀야 가치가 생긴다.

 

우리가 수시로 먹고 있는 농축산물도 여러 브랜드가 존재하며 각각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가고시마 흑돈’은 재래종 흑돼지를 복원시키고 수입종인 버크셔종과 교배조합을 통해 생산한 대표적인 돼지고기 브랜드다.

 

흑돈 생산자단체들은 협의회를 구성해 공동브랜드를 출하하고 생산자 이력제를 통해 출하부터 판매점까지 엄격한 위생기준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또한 소비자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본에 가고시마 흑돈이 있다면 우리나라 제주에도 명품 브랜드를 꿈꾸는 흑돼지가 있다. 바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난축맛돈’이다.

 

난축맛돈은 제주재래돼지가 갖고 있는 육질 형질과 흑모색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를 개량돼지에 접목해 만든 것으로, 국내 최초로 돼지 자체를 특허 등록한 품종이다.

 

성장이 느리고 지방층이 두꺼운 재래돼지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우수한 육질은 그대로 살렸다.

 

난축맛돈의 등심, 뒷다리살의 근내지방함량은 개량돼지보다 4배 이상 높은 12.6%에 이른다. 고기색 또한 소고기와 비슷한 붉은색을 띤다. 실제로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비 형태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3년 개발한 뒤 시범사업과 농가실증시험을 마쳤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농사를 평생의 업으로 살아온 농업인은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갑자기 작목이나 축종을 쉽게 전환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언뜻 보수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FTA 등 무한 경쟁의 시대에는 변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남보다 먼저 트렌드를 파악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품종을 개발하는 연구자는 앞으로 미래 시장을 분석해 어떤 방향으로 육성할 지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품종을 개발, 보급한다. 따라서 새롭게 개발된 품종들은 적극 활용해 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 축산업 총생산액은 2015년 9349억 원이며 이 중 양돈업은 4142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흑돼지 사육비율은 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자, 물과 공기가 깨끗한 청정의 제주도는 6차산업화로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마침, 제주하면 흑돼지라고 할 만큼 제주산 흑돼지는 인기가 좋다.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흑돼지를 꼽기도 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제주산 흑돼지 브랜드화를 위해 지자체, 생산자 단체 등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난축맛돈’의 교배 및 사양관리 일원화를 통해 맛과 품질이 균일한 우수 축산물을 제주, 나아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꿈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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