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문재인 더민주 갈등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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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6.03.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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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기/본지 주필/ 경기대 초빙교수/ 언론학/ 한국신문방송편집인클럽 고문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싼 당내 갈등 과정을 통해 친노.운동권 본색이 다시 드러났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당의 변화를 명분으로 김종인 대표에게 총선 지휘봉을 맡겼지만 결과적으로 김대표는 ‘포장’역할에 그쳤다는 것이다.
 
더민주 중앙위원회는 투표를 통해 김대표가 제시했던 전문가 중심의 비례대표 명단을 운동권 출신 또는 친 문재인 인사 위주로 바꿨다.
 
김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당의 색깔을 바꾸려 하자 주류들이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뒤집어버린 것이다.
 
주류들은 그 동안 김대표가 ‘햇볕정책 수정론’ ‘북한 궤멸론’ ‘노조 쇄신론’ 등을 얘기해도 총선 승리를 위해 참아왔다.
 
문 전 대표 시절 만든 ‘공천 혁신안’을 무력화시키고 새 공천룰을 만들어 ‘물갈이’를 해도 별 문제 제기를 안 했다. 하지만 기존 야권 세력들의 핵심적 이해관계가 걸린 비례대표를 두고는 결국 행동에 나섰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중앙위를 석권한 사람들이 세 과시를 하면서 김대표에게 ‘당신은 이제 없어도 돼’ 라고 행동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친노.운동권이 ‘당의 주인은 우리’ 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김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히자 경남 양산 자택에 있던 문재인 전 대표는 급거 상경해 김대표 집을 찾아 설득했다. 이 역시 ‘더민주는 문재인 당’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말 그대로 전직 대표 중 한 명일 뿐이다. 하지만 김 대표와 당 수습문제를 직접 담판할 유일한 ‘대주주’는 결국 문 전 대표였던 것이다.
 
4.13 총선을 코 앞에 둔 더민주 그리고 문 전 대표의 설득으로 김대표는 결국 대표 사퇴를 접었다.
 
그러나 김대표 한 사람이 바꾸기에는 친노.운동권의 뿌리가 깊고 넓게 퍼져있다.
 
그의 모든 행위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 다섯 번을 다는 신기록을 위한 것이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시 2번을 되 찾았기 때문이다.
 
이번 비례대표 공천 파동 덕분에 적잖은 국민이 김대표를 간판으로 앉힌 문 전 대표와 친노의 속셈을 알게 됐다.
 
김대표가 잔정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면 비례대표 2번과 ‘간판’ 역할을 맞바꾸어선 안 된다. 자신이 공언한 대로 친노패권주의와 운동권 체질뿐 아니라 당의 정강정책과 선거 공약까지 완전히 바꿔야 할 것이다.
 
안철수 분당의 파장이 당을 침몰시키기 직전에 문 전 대표는 경남 양산으로 후퇴해 침몰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막말 정청래 의원 등 몇몇이 희생됐지만 큰 손실은 없었다.
 
이해찬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살아 돌아올 것이다.
 
문희상 백군기 의원 등은 쳐내는 시늉만 하다가 복귀시켰다. 윤후덕 의원도 살아남았다. 칩거했던 오너가 부랴부랴 올라왔고 바지사장을 간신히 설득해 봉합한 것이다.
 
김대표 ‘포장’으로 한때 바뀌나 싶었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속이는 쇼를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의 판단뿐이다.
 
sk1025@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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