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수 시와 한 문장 ■ 「제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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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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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꽃도 지더라 영원할 것 같았던 꽃도
지더라
분분이 지는 꽃 하롱하롱 지는 꽃
제 각각이더라
 
시간은 흐르는 물 같아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놔두지 않더라
소리치며 보내고
속울음 울며 참아내더라
 
피는 꽃에
눈길만 보냈지
지는 꽃에
감사할 줄 모르더라
 
꽃 필 때 열광하던 사람 꽃 질 때 침묵하더라
 
 
 
□ 정성수의 한 문장 □
 
꽃잎 분분히 질 때 가슴이 먹먹하지 않으면 그게 어디 사람인가? 사랑을 사랑했던 깊이만큼 가슴속에 강물은 흐르겠지만 강물은 소리치며 흘러가면서도 눈물은 보이지 않는다. 빈 가슴에 술을 쏟아 부어 채운다 할지라도 떠난 사람의 얼굴은 더욱 새롭게 새싹처럼 돋아난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은 뒤꿈치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아! 어제는 비가 내렸다. 누구는 꽃마중을 나가고 누구는 낙화를 줍는다. 그렇게 또 하루가 흘러갔다. 낙화는 쇠락이 아니다. 더더욱 패배는 아니다. 잠시 비켜서서 자리를 내주었을 뿐이다. 꽃잎 떨어진 자리에 외로운 한 사람 서 있다. 홍매화 봄바람에 흩날릴 때 봄날은 간다. 낙화가 꽃이라면 이별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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