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영하 시인
제목:지구의 몸살과 유빙
『지구가 알고 있다. 아주 오래된 열로
보이지 않는 열이 빙하의 뼈를 먼저 녹이고
유빙은 제 몸을 잃어가며 떠돈다.
떠난 것이 아니라 밀려난 것이다.
차가워야 할 곳에서 물이 울고
단단해야 할 시간에서 균열이 번진다.
우리는 여전히 편리라는 이름으로 불을 지피고
속도라는 이유로 숨을 재촉한다.
그러는 사이 북쪽의 고요가 무너지고
바다는 기억을 잃는다.
유빙 하나가 사라질 때
지구의 맥박도 조용히 늦어진다.
이것은 자연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조차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멈추는 일은 언제나
지금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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