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방명석
‘지원금 현금거래 싸게 팝니다’ 요즘 온라인 중고거래나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문장이다. 얼핏 보면 개인 간의 단순 거래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이것은 거래가 아니라, 제도의 취지를 파고든 조직적 일탈의 시작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둘러싼 불법행위에 대해 전면 단속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원금이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현금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기, 카드깡, 편법 결제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되며, 단순 위반을 넘어 복합 범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제 수법은 노골적이다. “할인해 주겠다”며 접근한 뒤 돈만 받고 사라지는 직거래 사기, 물품 거래 없이 카드 결제만 진행한 뒤 현금을 돌려주는 이른바 카드깡, 사용이 제한된 업종이 다른 가맹점 단말기를 빌려 결제하는 편법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상품권을 활용한 ‘돌려막기’ 방식까지 더해지며, 지원금은 점점 더 손쉽게 현금으로 전환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편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공적 재원을 사적으로 전용하는 행위이며, 결과적으로는 세금을 기반으로 한 지원 체계를 잠식하는 구조적 범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이를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퍼져 있다. “다들 하는 일”이라는 안일한 판단이 경계선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분명하다. 카드나 계좌 등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기거나, 실물 거래 없이 결제를 발생시키는 행위는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다. 상황에 따라 사기, 보조금 편취,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으며, 단순 가담이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단속의 방향도 명확하다. 단순 적발에 그치지 않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시간 수사 착수, 기소 전 몰수·추징 등 강도 높은 대응이 예고된 상황에서, “설마 나까지”라는 생각은 더 이상 안전망이 될 수 없다.
지원금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설계된 제도가 아니다. 고유가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고, 생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다. 그 취지가 훼손되는 순간, 피해는 특정 집단에 머물지 않는다. 결국 그 비용은 다시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마지막으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남들도 하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통용되는 영역은 없다. 그 선을 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관행이 아니라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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