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내각 인선을 두고 미국의 대중을 도외시한 채 부자, 백인, 남성과 기업가 정신만이 지배하는 트럼프 자신의 궤도를 옮겨놓은 것이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제한의 막말을 쏟아내던 대선 선거전 과정에서 트럼프는 "정치적으로 올바른"것들을 쓰레기라 부르며 폭주해왔지만, 지금은 거의 25년만에 최고로 다양성이 없는 내각과 백악관 인선에 몰입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정부 고관 및 백악관 고위직 인사 내용은 충격적일만큼 천편일률적이다. 중요하지 않은 관직에 몇 안되는 여성과 소수 인종을 선정하기는 했지만 정부의 가장 중요한 4대 직인 재무, 국무, 국방, 법무 장관직과 백악관 비서실장 참모총장 국가안보보좌관 고문 등 요직은 모두 백인 일색이다.
상무장관, 에너지, 내무장관과 보건복지 장관, 환경보호부 장관 역시 전부 백인이 맡게 된다.
만약 트럼프의 유고로 대통령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게 될 경우, 승계 서열 8 위까지가 모두 내각과 의회 출신의 백인 남성이 된다. 앞으로 농무부장관까지 백인 남성을 선임할 경우 그 숫자는 12명까지로 늘어난다. 여성으로는 농무장관으로 거론 되고 있는 노스다코타 출신의 하이디 하이캠프 민주당상원의원 단 한 명이 끼여있을 뿐이다.
특히 민주 공화 양당 출신 전임자들과 달리 트럼프는 아직까지 중요 직책에는 히스패닉계 인물을 단 한명도 선정하지 않았다. 현재 남아있는 요직의 하마평을 고려해 볼 때 트럼프의 내각이나 백악관 요직에는 단 한명의 히스패닉계도 임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대변인 제이슨 밀러는 그 동안 트럼프 당선인의 새 정부가 " 각 부처 장관들이나 행정부 전반에 걸쳐 대단히 다양하고 폭이 넓은 인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트럼프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그는 지난 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환영인파를 향한 연설 중에 "나는 큰 재산을 벌어들인 사람들을 원한다. 이제는 그들이 여러분을 대신해 협상을 해줄 것이다. 괜찮지 않은가?"하고 말했다.
앞으로 남아있는 3개의 장관급 직책인 보훈부, 농무부, 예산관리청에 여성이나 소수인종을 모두 기용하더라도 트럼프는 전임 대통령 3명의 백악관에 비해 인구통계학적인 형평성 면에서 한참 뒤진 정부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내각에 10명의 여성과 소수자를 임용해서 다양하고 포괄적인 행정부의 인상을 주는데 성공했고 그 후임자들도 그랬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쿨 고수인 앤 조셉 오코넬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대통령은 9명이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3명을 기용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트럼프가 인사를 마친 16개 요직 중에서 백인이 아니거나 여성인 사람은 5명에 불과하다.
미국워싱턴 특파원/ 김지연기자 (mailnews0114@korea.com)